도지사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도민과 지역발전 위해 뭘 할 것인지 후보자들은 진정어린 고민해야

웅도 경상북도 지방정부의 수장인 도지사를 뽑는 선거가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부터 모양새가 뒤틀리고 있다. 대구광역시장 출마자들의 경선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예비후보 3명 가운데 2명이 경선 불참의사를 내비치는 등 출발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룰을 가지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택하려고 하는 부분은 그들의 생존이 달려있기에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경북지사가 아닌 지사 후보를 놓고 벌이는 이 경선 룰 전쟁에 경북도민은 어디 있느냐는 부분에서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도민들이 사라진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도민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렇게 해서 선출된다 해도 지역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할지는 걱정이 든다. 도민 입장에서는 도 대표로 국가주최의 지방정부대회에 선수로 뛰어야 할 사람이 지역 예선에서 상처를 입는 모양새가 경북지사 새누리당 당내 경선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다른 지방과는 달리 경북도는 경선승리가 곧 선거승리라는 선거판세 때문이다.

권오을·박승호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진실여부와 석사논문 표절 의혹 및 측근의 뇌물비리 등에 대한 진실규명과 도덕성 검증을 요구하며 경선일정 연기를 중앙당에 요청했으나 클린공천감시단은 7일 김 후보의 도덕성 등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권·박 예비후보는 당사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진실규명이 없이는 경선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7, 8일 대구MBC와 대구방송(TBC)에서 열릴 예정인 TV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 결국 토론회가 취소됐다. 앞으로 3차례의 후보자 합동연설회와 오는 12일 시·군별 투표, 13일 후보자 선출대회로 이어지는 새누리당 경북지사 경선일정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미와 포항, 안동에서 열릴 예정인 합동연설회도 두 후보의 불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은 오는 1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경북도지사 후보 선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7일부터 10일 사이 3회의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여당의 도지사뿐 아니라 시장 군수 후보 경선룰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내에는 당내 50%, 일반 국민 30%, 여론조사 20%라는 원칙과는 달리 지역구 국회의원 이해관계에 따라 제 각각이다.

이번 경선룰 문제는 세 후보 모두 오십보 백보이다. 김관용 예비후보는 자신이 약속했던 선거공약에 대해 지난 8년간의 지사 재임때 제대로 이행됐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여당의 공천으로 국회의원을 여러 차례한 권 의원이나 박 후보 역시 자신의 공직생활에 어떤 업적이 있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세가 불리하다고 해서 경선 일정 불참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토론회 합동연설회는 선거의 꽃이다. 정정당당히 나가 입장을 밝히고 상대후보의 의혹에 대해 날카롭게 추궁하는 것이 후일을 위해서라도 낫지 않을까.

이들이 자신의 자리와 입신양명을 위해서 신경 썼을지 모르지만, 결코 경북 그리고 도민을 위해 일했던 적이 있는지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지사가 되기 위해 나온 인물들에게 도민을 위한 공약이나 그들을 위한 장기 미래 비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는가. 도지사가 누구냐에 따라 그 지역의 흥망성쇠와 무관하지 않다. 지사를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도민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진정어린 고민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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