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용 상쾌한항구병원장…혈액·타액·정액 통해 감염될 수도

권혁용 상쾌한 항구병원장

만성 간질환으로 꾸준히 외래를 방문하는 분들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이 가장 많다. 대부분 환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수직 감염이 되거나 소아기에 수평 감염을 통해 본인도 모르게 평생 만성 B형 간염을 가지고 살아간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이렇다 할 치료 약제가 없었고 또한 검사를 하지 않아서 본인이 만성 B형 간염인지도 모른 채 살다가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권혁용 상쾌한항구병원장은 "실제로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 본인은 모르고 살다가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되어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로 진단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혁용 상쾌한항구병원장이 간 초음파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약 20억 명이 B형 간염에 감염돼 있고 이로 인해 약 3억 명 이상이 간경변증과 간암을 앓고 있으며, 매년 약 60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인구의 약 8%에서 B형 간염이 있었고, 이후 꾸준한 예방 접종으로 약 4%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대표적으로 A형, B형, C형이 있는데 이중에서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진행하는 것은 B형과 C형이다.

초음파로 보았을 때 지방간 모습: 간이 하얗게 보이고 간내 혈관 구조물과 횡격막 같은 심부 구조물이 희미하여 간의 윤곽을 명확히 알 수 없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에 감염을 일으켜 급성 B형 간염이 발생하고, 이것이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고 바이러스가 간에 남아 있게 되면 만성 B형 간염이 돼 지속적인 간의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간 손상은 간의 염증, 간의 섬유화, 간의 경화 그리고 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권 원장은 "우리나라는 B형 간염의 유병률이 높고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상 간: 간실질, 간내 혈관이 선명하게 보이며, 횡격막 같은 심부 구조물이 명확히 관찰된다.

만성 B형 간염의 감염 경로는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거나 감염된 사람과의 성행위, 출산 도중 (자연분만, 제왕절개 모두 가능)에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 등이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전염 경로는 혈액, 타액, 정액을 통해서 이고, 대변이나 소변, 땀 등을 통한 전염은 아직까지 밝혀진바 없다.

보균자의 피가 상처 난 피부, 입안, 질 내부에 묻으면 감염될 수 있다. 또한 보균자의 피가 묻어 있는 주사 바늘에 건강한 사람이 찔리면 감염될 수 있다.

정액의 경우에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침을 통한 경우에 깊은 키스에 의해 다량으로 전해질 때 감염되지만, 칫솔을 같이 쓰거나 면도기를 함께 쓰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성인이 돼 B형 간염이 걸리는 경우는 1% 정도만 만성 B형 간염으로 진행하지만, 모체로부터의 수직감염의 경우 90% 정도, 소아기에 감염되는 경우 20-50% 정도에서 만성 B형 간염으로 진행하게 되므로, 현재 대부분의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모체 수직 감염이나 소아기 감염인 경우가 흔하다.

만성 B형 간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는 경우는 피로감이 가장 흔하다. 급성 악화기의 경우 눈의 결막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오기도 한다.

간의 면역 반응과 B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간의 균형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환자는 다양한 임상 단계를 거친다.

초기 단계는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해 혈액 내에 바이러스 수는 많지만 간의 조직 소견은 간염이 없거나 경미해 활동성 간염이 아닌 시기다 (면역 관용기).

다음 단계는 간기능 검사에서 간수치가 상승되는 면역 제거기를 거쳐 간수치가 정상이고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낮아지는 비증식 간염 바이러스 보유기로 이 시기가 되면 대부분 예후가 좋다.

일부에서는 B형 간염 재활성화기로 진행해 간수치가 다시 올라가고 간의 염증과 괴사가 심해진다.

권 원장은 "이러한 만성 B형 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비율은 매년 2-10%, 간암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1-3% 정도이며, 간염이 없는 일반인과 비교하면 100배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성 B형 간염이 의심되면 우선적으로 혈액 검사를 시행하는 데 기본적인 간기능 검사, B형 간염항원/항체 검사, B형 간염 바이러스 DNA 검사, 다른 간질환 배제를 위한 A형/C형 간염 검사, 간암 선별 검사인 알파 태아 단백 (AFP)를 하게 되며,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전반적인 간의 상태를 확인한다. 드물게 간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 B형 간염으로 진단되면 결과에 따라서 약물 복용 없이 3-6개월 간격으로 정밀한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면서 추적 관찰하는 경우도 있고, 활동성 간염의 경우에는 항바이러스 제제로 약물 치료를 하면서 추적 관찰을 병행해야한다.

권 원장은 "이전과는 달리 10여 년 전부터는 효과적인 경구 약제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현재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내성 없이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며 "B형 간염이 걱정된다면 지금이라도 간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