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자력 발전소, 중수로형 기술로 운영, 원전 안전에 신중해야

허재열 월성원전 교육훈련센터 교수

캐나다 동부 끝자락에 포인트 레프로(Point Lepreau)라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막대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캐나다는 오래 전부터 중수로형 원전 기술을 개발하여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에너지 다원화 정책에 따라 중수로형 원전을 도입했다.

당시에는 캐나다에서 모든 기술을 들여와 월성1호기를 완공했으며, 캐나다의 포인트 레프로 발전소가 모델이 되었다.

그래서 여러가지 면에서 월성1호기는 포인트 레프로 원전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여 왔다.

그러나 우리의 운영기술이 쌓이면서 지금은 역전된 상태이다.

허가받은 운영기간 동안 총 이용률을 살펴보면 월성1호기가 포인트 레프로보다 약 10%이상 높다.

기술 종주국을 앞지른 것이다.

포인트 레프로는 대규모 설비개선 공사를 먼저 착수했다.

포인트 레프로 원전의 설비개선 작업에는 380개의 핵연료 채널, 칼란드리아 및 피더(feeder) 튜브 교체 등이 포함되었으며, 당초 약 1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기술 결함, 부주의로 의한 운송 및 안전사고 등으로 일정이 여러 차례 지연되었으며, 핵심부품의 밀봉체 문제로 칼란드리아 튜브를 재교체하면서 재가동이 지연되어 왔다.

약 1년 후 월성1호기도 설비개선에 착수하여 초기에는 포인트 레프로 발전소의 경험을 쫓아가는 듯 했고, 역시나 밀봉체 문제가 월성1호기에서도 발생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문제를 해결하면서 결국 캐나다보다 먼저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 우리가 그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캐나다의 경우, 설비개선을 마치고 얼마지 않아 계속운전을 승인받아 현재 전력생산을 재개한 상태고, 우리는 아직까지도 심사 중에 있다는 것이다.

원전의 안전을 위해 신중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해외 유력기관에서도 기술적으로 완벽하다고 인증한 월성1호기에 대해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은 낭비요소로 비춰질 수도 있다.

설비개선에 투자된 원금은 차치하더라도 그 이자만도 하루에 1억원은 족히 될 것이다. 전력생산 손실은 매일 6~7억원에 달한다.

한 달이면 얼마이고, 일 년이면 얼마인가. 더구나 우리나라가 전기가 풍부한 나라도 아니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이면 예비전력 부족으로 비상대책이 수립되는 나라가 또 있겠는가. 이 뿐 아니다. 발전소 주변지역의 혜택도 그만큼 줄어든다.

기본 지원사업과 사업자 지원사업으로 구분되어 사회복지, 소득증대, 육영사업 등 원전 인근지역 상생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 개 면 평균 하루 100만원 정도의 손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기술력을 스스로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세계 1,2위를 달리는 우리의 원전 운영능력을 외국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UAE 원전수출 능력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왜 애써 외면하는 지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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