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동력기처럼 스스로 날지만 인간이 조작 가능한 무인기(無人機)가 새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북한에서 날려 보낸 무인기들이 서해 백령도와 파주 등 전방 곳곳에 추락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인기는 1960년대 베트남전이 시작되면서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수벌을 의미하는 '드론(drone)'이라는 이름으로 성능이 나날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이 경쟁적으로 첨단화된 드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영국군은 4인치 크기의 나노 드론을 공개했다. 길이가 10㎝, 너비가 2.5㎝, 무게 16g에 불과하지만 성능은 상당한 수준이다. 소형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어서 각종 정보를 실시간 동영상이나 스틸사진으로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이 소형 드론은 벌써 160대가 분쟁지역의 하늘을 날고 있다. 드론은 애초에 군사용으로 정찰과 정밀폭격을 위해 고안됐다. 은밀한 작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늘의 유령'이라 불리기도 한다. 드론의 활용은 미국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한 미국은 현재 미 국방부가 7천여 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은 분쟁지역이나 전쟁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 미네소타주의 양조회사 레이크메이드사가 드론으로 맥주를 배달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상은 호수에서 낚시를 하던 남자가 전화로 가게에 맥주를 주문하자 드론이 맥주상자를 운반하는 모습이었는데 애주가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영상이 공개되자 미연방항공청(FAA)이 드론의 술배달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즉각 금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드론은 인명 살상용 전투기 뿐 아니라 영상산업, 농업, 광공업, 에너지업 등 산업전반에서 활용 폭이 급속하게 넓어지고 있다. 북한이 남한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날려 보낸 무인기의 잔해가 곳곳에서 발견됐고, 강릉과 동해, 심지어는 경북 영양지역에서도 무인기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 다행히 영양의 신고는 확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북한의 무인기가 서해 접경 백령도 상공은 물론 군사분계선을 넘어 청와대 머리 위까지 날아다녔다니 머리카락이 쭈뼛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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