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을 맞아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3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523조1천억원으로 한달 사이 4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330조2천억원)은 1조4천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봄이 되면서 이사 수요가 늘어 주택거래와 대출이 함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월 7만7천가구에서 3월 9만2천가구로 증가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규제와 수도권 주택 전매제한 완화 등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8천억원 늘어난 바 있다.

3월 가계대출 중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149조6천억원)은 공무원 성과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5천억원 줄었다.

기업대출은 1조7천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2월(4조2천억원)보다 축소됐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1조5천억원 감소했다. 분기 말을 앞두고 부채비율을 관리하려고 대출을 줄인 대기업이 있는데다 부실기업 여신의 출자전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은행대출 상환 등도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 대출은 법인세 납부 수요 등 계절적인 요인이 이어지면서 증가폭(2조5천억원→3조3천억원)이 커졌다.

회사채(공모 기준)는 만기가 돌아온 금액이 줄어 100억원 순상환됐고, 기업어음(CP)은 공기업 부채감축에 따라 순발행 규모가 4천억원(1∼20일 기준)에 그쳤다.

주식발행은 자율협약 중인 일부 대기업의 출자전환으로 9천억원 늘었다.

은행 수신은 소폭 줄었다.

기업의 법인세 납부 수요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집행자금 인출로 수시입출식 예금은 3조2천억원 감소했다. 예대율이 하락한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 적용을 줄이면서 정기예금도 증가폭(5조4천억원→3조1천억원)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