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3그루 이상 파손, 녹색도시 조성 걸림돌로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9개월간 교통사고로 34그루의 가로수가 파손됐다.

포항 녹지대 가로수가 교통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9개월간 34그루의 가로수가 교통사고로 파손됐다.

매달 가로수 3그루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라진 셈이다.

남구지역에서 파손된 가로수는 교통사고 15건에 16그루, 북구지역은 15건 교통사고에 18그루의 가로수가 사고 피해를 입었다.

파손된 가로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3천343만6천원에 달한다.

이는 도로시설물인 가로등이 사고로 파손되는 건수보다 월등히 높다. 같은기간 가로등이 교통사고로 파손된 건수는 총 13건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가로수가 파손되는 원인은 차량 운전자의 운전미숙·부주의가 가장 큰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부분의 가로수 파손 사고 지점은 교차로, 곡선도로에서 발생한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과속운전을 하거나 신호를 위반한 차량들이 나무에 상처를 입힌다는 것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아니다.

앞서 시는 가로수 파손 사고가 나면, 원상복구 통보를 내리고 운전자의 보험사와 보상논의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는 조경업체 등을 통해 가로수 식재작업을 했으나, 식재 시기가 문제로 떠올랐다.

보험사가 계절에 상관없이 사고처리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나무를 심어왔기 때문이다. 수목의 경우 겨울, 여름철에 식재하는 것은 생육에 좋지 않다는게 조경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7월부터 교통사고 피해 가로수에 대해 사고 운전자에게 '손괴자 부담금'을 직접 물렸다.

그러나 이 마저도 경찰이 사고에 따른 운전자 조사에서 어르고 달래야 겨우 벌금을 받아 낼 수 있다.

이와 함께 상처를 입히고 도주해 범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렇듯 운전자들의 잘못된 운전습관이 교통사고 뿐만 아니라 도심숲 가로수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교통사고로 도심숲 가로수가 부러지면 복구하는 기간 등 1달 이상이 걸려 도시미관을 해친다"며 "운전자들이 규정속도를 지키고, 안전운행을 한다면 사고도 줄이고, 가로수도 희생되는 일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