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헌제를 옹립, 수도를 허창으로 옮긴 조조는 원소를 치기로 했다. 원소의 군대와 여러 차례 전투를 벌였으나 서로가 별 진전이 없었다. 병사들은 점점 지쳐갔고 백성들은 무거운 세금부담을 피해 도망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속이 타 들어가는 조조는 참모들에게 무슨 묘책을 내 놓으라고 닥달했지만 뾰족한 묘책이 나오지 않았다. 초조한 나날을 보내던 조조는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원소의 군대는 승상의 군사보다 강하고 숫적으로도 우위에 있어 맞붙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입니다. 그러나 원소에겐 치명적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집불통입니다. 그는 참모들의 의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승상께서는 참모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시면 묘책이 나올 것입니다. 그것이 원소를 이기는 승리의 열쇠입니다."

그 때 원소는 조조군에 대한 대공세를 위해 관도에 병력을 집결시켰다. "우리는 충분한 병력과 식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조조 군사들이 우리 병사보다 용맹하지만 식량이 바닥권에 있습니다. 지구전을 펴면 승산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공격보다 지구전을 펴자는 참모들의 건의를 원소는 귓전으로 흘려버렸다. 원소의 군량미가 곧 관도에 도착한다는 정보를 들은 조조는 참모들의 의견에 따라 즉시 공격하기로 결정, 그 임무를 서황에게 맡겼다. 서황은 군사를 거느리고 가 원소의 군량미 운반을 공격, 모두 불태워버렸다. 원소가 다시 군량미를 관도에 보내려하자 참모들이 한사코 말렸다. "조조의 병력은 그 동안 수차례 싸움에서 많이 줄었습니다. 이 때 병력이 텅 빈 허창을 기습하면 전방의 조조 군사들이 동요할 것입니다. 허창부터 기습하십시오." 원소는 이번에도 참모들의 진언을 묵살, 자기 고집대로 조조군을 직접 공격, 대패하고 말았다. 대재앙이나 다름없는 지도자의 고집이 천하쟁패의 주도권을 잃게 했던 것이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고집을 부리다가 원소처럼 낭패를 봤다. 당내 무공천 반대론에 밀려 자기주장에서 한 발 후퇴, 당론에 따르겠다고 백기를 들었다. 합당 때 내건 무공천 대의명분은 결국 헌신짝이 됐다. 안철수의 철수 철수 철수가 안쓰럽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