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통해 정신적 국가안보태세 확립, 북한 야욕 원천차단 지름길

오진영 대구보훈청장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통일의 상징인 드레스덴을 방문해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를 밝혔다.

인도적 문제 우선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주민들 간의 동질성 회복이라는 대북 3대 제안을 발표한 것이다.

통일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관한 구체적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다 됐다. 더욱 답답한 것은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마치 이것이 정상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분단 이후 태어난 세대가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다보니 굳이 통일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통일에 대해 소극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통일비용을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단이 지속될 때 드는 비용이 통일비용보다 훨씬 크고 통일 과정의 과도기적 혼란만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통일한국의 무한한 잠재력이 우리에게 새로운 비전이 될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 또한 널리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통일에 관한 논의는 튼튼한 안보 다지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의 드레스덴 제안 직후에도 남방한계선(NLL)을 향해 포탄 500발을 쏘아댔으며 4차 핵실험 가능성도 시사했다.

또 최근에는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나라를 전방위로 정찰한 것이 발견돼 북한의 이중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북한의 대남전략 핵심은 우리가 방심하고 있을 때 무력 도발을 통해 우리 내부의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 굳건한 안보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에 맞설 가장 큰 무기인 국민의 안보의식이 흔들리고 있다.

무인정찰기 발견 이후 흘러나오는 각종 조작설과 음모론은 그 위험신호 중 하나다. 우리는 이미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때도 각종 조작설과 음모론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을 겪었다.

이런 갈등과 대립은 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 부족에서 오는 정신적 지지 기반의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럴 때일수록 나라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게 감사하고 예우함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함으로써 국가가 위기에 내몰렸을 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을 모을 필요성이 절실하다.

국가보훈처가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혔듯이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위에 서있으며 이 분들의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지키고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국가보훈의 비전과 목표다. 그리고 평화통일 기반구축은 튼튼한 안보가 바탕이 되고, 튼튼한 안보는 확고한 정부 정책위에 국민의 투철한 애국심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군사를 통한 물리적 국가안보를 국방부에서 전담한다면,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통한 정신적 국가안보태세의 확립을 수행하는 것은 국가보훈처이다.

끊임없는 북한의 위협과 심각한 국론분열의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발전을 지속시키기 위해 국가보훈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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