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땡볕을 길들이던

불굴의 마음 한 자루 잘 받았습니다

청둥오리 정강이를 쪼고

미꾸라지 발가락을 간질이는 흙에서

참새 까치 메뚜기와 투닥거리던

명랑한 착한 녀석들이라지요

물과 흙과 뭍 바람들을 버무려

백옥 처럼 빚으셨군요

아이들이 별들이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시간에

 

헤아릴 수 없는 순백의 그 사랑

다섯 홉 펄펄 끓어 넘칩니다

"쿡쿠~, 취사가 완료 되었습니다"

당신이 보내주신 힘들과

당신이 보내주신 한 자루의 휴식이

내 하루의 긴 간지럼을 태웁니다

<감상> 시골에서 농사를 갓 지어 보내온 쌀로 밥을 지은 흰 쌀밥을 아시는가. 요즘 아이들은 메뚜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흰 쌀밥이 어떻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태풍과 땡볕을 견뎌내며 불굴의 마음으로 벼가 익어 윤기나고 간질간질한 쌀밥을 먹는 것이고 보면 말이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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