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오징어만 헐으면 몬사는 사람들이 좀 살기가 나을낀데…" 경북 동해안 바닷가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여주인의 얘기다. 서민들의 요리에 주재료로 사용되는 돼지고기와 오징어 가격이 최근 들어 너무 올라 서민 식탁을 허술하게 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돼지고기와 오징어는 값이 헐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리로 응용이 가능해서 일반 가정의 식탁에 주로 오르는 요리 재료였다.

봄 나들이가 잦은 계절적 영향으로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돼지고기 값이 올해는 지난해 보다 30% 이상 올랐다. 이 때문에 축산 매출부문에서 한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돼지고기를 앞섰다는 보도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는 삼겹살은 '금겹살'이 됐다. 일반 마트에서 팔고 있는 삼겹살 100g 가격이 2천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1천500원에 비하면 40%나 올랐다. 지난해는 4인 가족이 1만5천원 어치 정도의 삼겹살을 사다가 구워먹으면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2만원어치를 사다가 먹어도 양껏먹지 못할 지경이다.

올해 유독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이유는 지난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어미돼지 감소 운동을 벌여 도축 돼지 수가 줄었고, 일본 방사능 유출과 조류인플루앤자의 발생, 미세먼지의 확산이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축산업계는 6월이나 돼야 돼지고기값이 안정될 것이라 한다.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반대로 쇠고기 값이 1987년 이래 가장 높게 치솟았다.

AP통신은 소 사육 감소와 중국, 일본의 쇠고기 수출 요구가 크게 늘어서 쇠고기 값이 25% 정도 급등했다고 전했다. 미국 소의 주 산지인 미국 남서부와 중서부 지역에 수년 째 가뭄이 들어서 미국내 소 사육 두수도 1951년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쇠고기로 유명한 텍사스주는 소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한 스테이크와 바비큐로 유명한데 지역 식당의 메뉴가 변하고 있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잘게 찢어 넣은 장조림 형식의 폴드 포크(pulled pork) 바비큐를 내놨다는 것이다. 쇠고기 맛에 익숙한 텍사스 사람들이 쇠고기 바비큐 대신 돼지고기 바비큐를 먹어야 할 판이라는 볼멘소리다.

쇠고기를 먹기 어려운 우리 서민을 위해 정부가 적절한 돼지고기 가격 안정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