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로 빠져나가야 할 미세먼지, 샛바람 타고 다시 포항 유입, 철강공단 매연 농도 높이기 한 몫

시계 제로경북도내 대부분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까지 올라간 16일 오후 경주 왕용사에서 바라본 포항 시가지가 뿌연 먼지로 뒤덮여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중국발 미세먼지(PM-10)가 한반도를 덮칠 때마다 타 지역보다 포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온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이유는 가장 먼저 한반도에 위치한 기압의 배치에서 찾을 수 있다.

동해상에 위치한 저기압이 동풍을 일으켜 서풍을 타고 빠져나야 할 미세먼지를 다시 포항으로 몰고 온다는 것이다.

16일 전국이 북서풍을 타고 날아온 중국 미세먼지에 덮였다. 이런 가운데 포항도 오전부터 미세먼지 영향권에 들어갔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오전 8시 포항시 남구 장흥동에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 실외활동 자제 권고를 내렸다.

또한 3시간 뒤 남구 대도동 역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져 외부 출입 자제를 당부하는 문자가 발송됐다.

장흥동의 경우 오전 10시께 미세먼지 농도 262㎍/㎥를 찍었으며, 대도동은 오전 11시께 222㎍/㎥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강원 원주, 경기 여주·인성 등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지역보다 포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포항기상대는 서풍과 동풍이 포항에서 서로 합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함께 포항을 비롯해 한반도를 크게 두른 고기압의 영향으로 하강기류가 생성, 미세먼지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누르고 있는것으로 내다봤다.

여기다 동해상에 위치한 국지성 저기압이 동풍을 불러와 중국에서 북서풍을 타고 날아온 미세먼지를 다시 포항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기상대 모니터 상에서도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강한 동풍이 만나는 지점이 동해안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바람은 위로 강원도, 아래로 경남도 쪽에서 포항 쪽으로 몰리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포항기상대는 또 저기압 영향이 없더라도 평소 낮 동안 육지로 해풍이 불어와 이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포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하나 더 꼽을 수 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연이다.

지난 15일 전국이 비교적 맑은 날씨를 보였지만,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위치한 장흥동의 미세먼지 농도는 131㎍/㎥/24h로 'PM-10' 환경기준치인 100㎍/㎥/24h을 초과했다.

뿐만아니라 비온 날이 아니라면 대부분 환경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실시간대기정보시스템 데이터기록에서 드러났다.

포항시 또한 포항의 미세먼지가 높은 원인으로 공단의 매연을 지적한바 있다.

포항기상대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지역은 일대에 바람이 불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포항은 동해상으로 빠져나가야 할 미세먼지가 동풍으로 다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온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밤부터는 저기압이 약해지는 등 미세먼지 영향에서 점차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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