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천 거동사서 '산남의진 순국선열 추모제'…배용일 포항대 명예교수 강연

배용일 명예교수

'산남의진 순국선열 추모제'가 20일 오전 10시 대한불교 조계종 거동사(영천시 자양면)에서 열린다.

산남의진은 구한말의 대표적인 의진으로 1905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일제의 침탈에 항거해 영천을 중심으로 경북 남동부 일대에서 위세를 떨친 의병이다.

산남은 문경새재 남쪽 지방을 일컫는 말이다. '경(卿)은 화천지수(華泉之水)룰 아는가? 짐망(朕望:짐은 바라노라)'이란 고종의 밀지를 받은 정환직(1843~1907)·용기(1862~1907) 부자가 조직한 항일의병부대로 영천과 포항, 청송 등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활발히 전개했다.

본진에 17개 부서를 조직하고 24개 지방에 79명의 지역활동 책임자를 임명해조직과 규모 및 기간에 있어서 경상도 지역 을사·정미의병의 대표적 의진이었다.

1907년 두 장군이 순국하자, 1908년 보현산 아래 천년고찰 거동사에서 위령제를 모셨다. 이 후 흥해 출신 최세윤을 제3대 의병대장으로 추대해 또다시 의진을 봉기하고 일본군에게 끝까지 항전했다.

산남의진의 창의정신과 의병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이날 행사에서는 배용일 포항대 명예교수가 '산남의진 약사(山南義陣 略史)'에 대해 강연한다.

배용일 명예교수는 "정환직 대장이 최세윤(1867~1916)을 제3대 의병대장으로 위촉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산남의진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세 대장 활동기의 대표적인 승전지로 꼽히는 곳은 청하·자양·흥해·신령·의흥·영덕 등지이나 3회 이상의 승전을 거둔 곳은 흥해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보행이 어려워 후방에 체류하면서도 1895년의 을미의병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평소의 신망과 뛰어난 전술로서 주변의 지기와 친지들의 호응을 받아 의진의 의병모집·무기수집·정보탐문 등의 활동을 성실히 수행한 결과"라고 평했다.

이 외에도 식전 모듬북소리 공연을 비롯해 추모사 격려사, 축원 및 헌화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산남의진 제4차 결성지인 거동사 천년고찰은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인 은해사 말사로 국가보훈처로부터 현충시설로 지정(관리번호 33-1-46)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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