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18년 운항·1차례 기름유출 사고…한국 도입 후 정원도 늘어, 여객선 진도 침몰 이틀째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는 일본 가고시마에 본사를 둔 '마루훼리사'에서 주로 오키나와를 오가는 항로에 '나미노우에호'란 이름으로 운항됐다. 이후 2012년 9월 퇴역시킨 뒤 한국의 청해진해운에 매각해 리모델링 과정에서 톤수와 정원 등이 크게 늘어났다.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가 최초 제작 후 2차례의 개조로 용적이 14%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가 1994년 6월 일본에서 건조됐을 때는 용적을 나타내는 총톤수가 5천997t이었는데 한 달 뒤에 개조돼 6천586t으로 589t 늘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일본 국토교통성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세월호는 2012년 10월 중개업자를 거쳐 한국 측에 판매됐다.

현재의 총톤수가 6천825t인 점으로 미뤄볼 때 한국 측에서 세월호를 인수한 후 6개월가량에 걸친 정비 과정에서 또 구조를 바꿔 용적을 239t 늘린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세월호의 정원도 늘었다고 전했다.

세월호가 1994년 6월부터 2012년 9월까지 '페리 나미노우에'('파도 위'라는 뜻)라는 이름을 달고 일본 규슈(九州) 남부의 가고시마(鹿兒島)현이나 오키나와(沖繩)를 잇는 일본 내 정기선으로 운항할 때는 정원이 804명이었으나 한국에 매각된 후 921명으로 117명 늘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세월호를 운영했던 '마루에이페리'라는 해운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 어떻게 개조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우리 회사가 오랜 기간 사용하던 배라서 TV에서 구조 장면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월호가 큰 충격을 받아 적재 화물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 선체에 구멍이 뚫려 침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아사히는 세월호가 1994년 나가사키(長崎)현에 있는 조선소에서 제작됐고 당시에는 배 바닥에 가장 가까운 1층에 화물칸, 2층에 승용차 200대분의 차고, 3층에 식당과 매점이 있었고 객실은 3∼5층에 설치됐다고 전했다.

현재 세월호의 차량 적재 한도가 180대인 점으로 볼 때 여객뿐 아니라 차량이나 화물 적재 등에 관련된 구조 변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신문은 세월호가 일본에서 운항할 때 기름이 새는 사고가 1차례 있었고 암초에 충돌하거나 해안 절벽에 접촉하는 등의 사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만든 선박이 15∼20년 운항하고 나서 아시아 지역에 매각되는 사례가 많으며 정비·개조하면 30년 정도 운항 가능하다고 전했다.

세월호가 급격하게 항로를 변경하다가 침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무게를 얻는 가운데 최소 2차례에 걸친 구조 변경도 선박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세가와 가즈히코(長谷川和彦) 오사카대 교수(선박해양공학)는 "개조로 배의 중심이 높아져서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 때문에 전복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조할 때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했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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