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삶의 질 위협하는 재해, 쾌적한 환경은 인간생존 필수 요소, 국경을 초월한 환경정보 공유해야

올해도 어김없이 황사가 날아오고 있어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북서풍을 타고 날아온 중국 미세먼지에 지난 16일 포항은 미세먼지 영향권에 들어갔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포항시 남구 장흥동과 남구 대도동에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 실외활동 자제 권고를 내렸다. 포항의 미세먼지(PM-10)가 같은 날 강원도 원주, 경기도 여주 등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지역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와 시민들은 매우 민감하다.

포항기상대는 서풍과 동풍이 포항에서 서로 합류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 전체를 크게 두른 고기압의 영향으로 하강기류가 생성, 미세먼지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누르고 있고, 동해상에 위치한 국지성 저기압이 동풍을 불러와 미세먼지를 다시 포항으로 끌어오고, 평소 낮 동안 육지로 해풍이 불어와 이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황사는 황, 그을음, 재, 일산화탄소뿐 아니라 수은, 카드뮴, 크롬, 비소, 납, 아연, 구리 등 중금속이 섞여 있어 피부질환자들에게 매우 악영향을 끼치는 등 몸에 아주 해롭다. 한 병원에서 조사한 결과 약 30%의 환자가 증가할 정도다. 이화여대 병원이 임신부 1천500명을 4년에 결쳐 추적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상승할 경우,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최대 1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체중아 출산율과 조산·사산율도 각각 7%와 8%씩 증가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폐활량이 떨어지는 '폐 기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다른 지역 아동보다 5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할 정도로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최근 포항을 비롯한 우리 나라 전역에서 청명한 하늘을 보기 어려울 때가 많다. 비행기 이착륙도 차질을 빚곤 한다. 더군다나 포항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연이 많아 미세먼지 농도를 짙게 하고 있다. 지난 15일 전국이 비교적 맑은 날씨를 보였지만,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위치한 장흥동의 미세먼지 농도는 131㎍/㎥/24h로 'PM-10' 환경기준치인 100㎍/㎥/24h을 초과했다. 대부분 환경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소망이 높다. 온실가스와 환경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철강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 친환경 제철기술에 대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 당국도 포항지역의 미세먼지 오염과 관련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봄철 황사대책반을 구성하고 신속하게 황사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황사가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도달할 때부터 즉시 정보체계를 가동해 시민들에게 '황사 예비주의보'를 내리고 기상 상황과 행동 요령을 전파한다. 황사가 중부지방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일찌감치 시민들은 물론 아파트 구내방송 안내, 노인정, 어린이집 등 취약계층 시설 운영자에게 먼저 알려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는 오늘날 삶의 질을 위협하는 재해이다. 정부만 맡겨서는 아니 될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은 인간 생존에 필수요소다. 미세먼지 대책은 국경을 초월한 문제인 만큼 양국 대화통로를 잘 살려나가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 공조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는 환경 당국과 대기오염 관측치나 배출량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