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카페 '카페 위', 장애인 직업교육·일자리 제공…장학금 기탁도

'카페 위' 대구대점에서 실습생 정영현 씨가 박영석 씨(앞쪽)의 커피 만드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대구대 학생회관(웅지관)에는 점심식사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학생과 교직원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 있다. 가격도 착하고, 착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착한 카페 '카페 위(Cafe We)'다.

이 곳 아메리카노 가격은 2천원, 시중 카페에 비해 1천원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가격만큼 착한 게 또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박영석(29·청각장애 1급) 씨와 실습생 정영현(여·23·지적장애 3급) 씨는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도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박영석 씨는 대구영화학교(청각장애 특수학교) 졸업 후 2011년 3월부터 '카페 위' 본점(대명동)에서 일을 시작해 어느 덧 4년차 바리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사람들의 입모양을 보고 주문을 받아야 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젠 4년차답게 능숙하게 일을 처리해 낸다.

올해 3월 대구대점으로 자리를 옮긴 박 씨는 "대구대점은 같은 건물에 교직원 식당과 학생 식당이 있어 점심시간 때 손님들의 주문이 물밀 듯 밀려든다"며 "힘들 때도 있지만 손님이 북적여야 보람도 있고 일할 맛도 난다"고 말했다.

같은 매장에서 근무하는 정영현 씨는 커피를 만드는 박 씨의 능숙한 손놀림을 볼 때마다 부럽기만 하다. 올해 3월 대구대 K-PACE센터(발달장애인 고등교육기관) 교내 인턴십으로 '카페 위'에 실습을 나온 정 씨는 일을 시작하고부터 바리스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정 씨는 틈틈이 박 씨에게서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곧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정 씨는 "내가 만든 커피를 사람들이 맛보는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고 했다.

이처럼 '카페 위(Cafe We)'가 장애인들의 직업 교육과 일자리 제공의 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카페 위'는 학교법인 영광학원 산하 5개 특수학교가 설립한 학교기업 '성산'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다.

전국 최초로 특수학교가 설립한 학교기업 '성산'은 지난 2011년 3월 대구대 대구캠퍼스(대명동)에 '카페 위' 본점을 개점, 연이어 대구시교육청점(2호점)과 경산캠퍼스에 대구대점(3호점) 문을 열었다.

'성산'은 재정적으로 운영이 어려운 여타 학교기업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면서 '카페 위' 관련 누적 매출이 개점 3년 만에 3억여 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바리스타에 관심 있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대구대에 수익금 3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카페 위'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강우석 대구보건학교 교장은 "대구대 구성원들은 싸고 질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고 카페 위는 장애인들의 일자리 제공은 물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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