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A 같은 부처 경계 넘는 대책기구 필요성 지적

세월호 침몰이후 미국의 한인들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원하면서도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에서 '후진국형' 대형 참사가 일어난 데 대해서는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인들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15일 밤 처음 사고소식을 접했다. 한때 탑승했던 학생들을 포함해 대부분을 구조했다는 얘기를 듣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날 아침 사망자와 실종자만 약 300명에 달한다는 비보를 듣고 망연자실했다.

특히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배에 탔던 고등학생들이 실종자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얘기에 더욱 안타까워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 등에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편지보내기' 행사 등이 잇따라 진행됐다.

하버드대학,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보스턴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학생들은 보스턴 시내 한 광장에서 '무사구조'를 염원하는 촛불 집회를 17∼18일 열었다.

하지만 기다리던 생존자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거센 조류와 기상악화 등으로 구조활동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실종자 가족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는 절망적인 뉴스가 연이어 전해지면서 "도대체 체계적인 재난구조가 이행되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답답해했다.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 사는 이 모씨는 19일(현지시간) "한국이 경제발전에 민주화를 이룩한 위대한 나라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이번 재난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특히 허둥지둥대는 정부 부처의 대응을 보면 한심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인들은 미국의 연방재난관리국(FEMA)와 같이 대형참사가 일어났을 경우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비를 할 수 있는 범정부적 기구가 한국에도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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