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 기념촬영·국회의원 마라톤 구설수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슬픔과 충격에 빠진 가운데 안전행정부 고위공무원이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하고, 국회의원이 광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달리기해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실종자 가족들에 따르면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동행한 것으로 보이는 안행부 송영철 감사관은 이날 오후 6시께 팽목항 대합실 건물 1층에 마련된 가족지원 상황실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려 했다.

이에 극도로 흥분한 가족들은 "우리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이게 기념할 일이냐"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현장을 방문한 이주영 장관은 가족들에게 가로막혀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가족들은 "내 새끼 다 죽여놓고 도대체 여기 온 이유가 뭐냐"며 현장 방문 자체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라고 서둘러 사과했다.

안행부는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송영철 감사관의 직위를 박탈하고 대기발령했다.

안행부는 향후 관련 절차에 따라 송 국장을 엄히 문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행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떠나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을 일으켰기에 즉각 인사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 감사관은 차기 국가기록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광주시당위원장(광주 북을 국회의원)이 이날 오전 광주 상무시민공원 일대에서 지역 모 신문사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주황색 계통의 셔츠와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 반바지, 운동화를 착용하고 대회 참석자들과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뛰어 구설에 올랐다.

대회 일부 참석자들과 네티즌들은 "아이들 생사도 모르고 있고 온 국민이 패닉상태인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참석자는 "대회 참석 주요인사들이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인사말을 생략하는 등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는데 임내현 의원이 점퍼를 벗고 마라톤 복장으로 직접 달리기를 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내현 의원의 해명을 듣고자 휴대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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