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엿새째, 전국민적인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중과 친숙하게 호흡하는 연예계에도 참사의 여파는 계속됐다.

배우 송승헌, 온주완에 이어 배우 정일우, 하지원, 방송인 박재민 등 스타들의 성금 기부가 이어졌고 콘서트와 페스티벌 취소 공지는 21일에도 잇달았다.

정일우는 현지 구조 활동을 돕고자 재난재해 전문 구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이날 오전 3천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5월 3일 건국대학교에서 열 예정이던 팬미팅 '일우투게더'도 취소했다.

소속사 스타케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일우 씨가 소속사에 이야기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진행한 일"이라며 "이번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 도울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하지원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1억 원을 전달했으며 박재민도 같은 단체에 1천만 원을 기부했다.

가요계는 대부분 가수의 음원 발매가 중단된 가운데 공연 취소가 잇달아 사실상 휴업 상태다. 어떤 분야보다 발 빠르게 대책을 발표한 건, 흥을 돋우는 음악과 화려한 쇼가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에 배치된다는 생각에서다.

태진아는 오는 27일 부산 KBS홀에서 열 '2014 태진아 부산 효 콘서트'를 잠정 연기했으며 이미자는 지난 20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려던 '노래인생 55년 기념 대공연'을 5월 4일로 미뤘다.

이장희와 최백호도 5월 10일 인천에서 열 '낭만 콘서트'를 취소했고 거미 역시 앨범 발매 기념으로 6월 7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 소극장 콘서트 '폴 인 어쿠스틱'을 연기했다.

또 지난 18~19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려던 인순이 콘서트 '삼삼오오'가 5월 23~24일로 연기됐으며 그룹 투빅은 오는 26~27일 예정된 두 번째 단독 공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 장기하와얼굴들&자이니치 훵크의 공연 '얼굴들과 손님들 제2탄'도 취소됐다.

방송인 김제동은 '토크 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의 19~20일 군산 공연과 함께 26~27일 제주 공연을 무기한 연기했다. 주최측은 "가슴 깊은 애통함으로 인해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오롯이 즐거움과 감동으로 채워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그팀 컬투도 오는 26일 전주에서 예정된 '2014 컬투쇼 퐈이야' 공연을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페스티벌의 연기도 잇달았다. 대규모 부지에서 수많은 가수가 출연하는 행사인 만큼 연기할 경우 손실이 커 주최측의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연 아티스트와 관객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축제를 즐길 수 없다고 판단해 연기 결정을 내렸다.

5월 3~4일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페스티벌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4'는 5월을 대표하는 페스티벌이지만 올해는 불가피하게 5월 31일부터 6월 1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4~6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기로 했던 '제8회 월드 DJ 페스티벌'도 8월로 연기해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주최측은 "1년을 준비해온 페스티벌 일정을 연기하기 쉽지 않았지만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즐겁게 축제를 강행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각종 행사 취소가 잇따르는 건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현빈 주연의 영화 '역린'의 기자간담회와 VIP 시사회는 취소됐다. '역린'은 현빈이 군제대 후 복귀한 첫 영화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제작진은 기자시사회는 그대로 진행하되 주연과 감독 인터뷰 등 관련 행사는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21일 애니메이션 '몬스터 왕국'의 기자간담회와 23일 열릴 예정이던 '끝까지 간다'의 제작보고회도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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