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 스기모토 '덴데라 신전', 6월 14일까지 포항 미르갤러리

'mirimage'

2009년 영국 '더 타임스'가 '1900년 이후 활동한 가장 위대한 예술가 200명' 중 한 명으로 선정한 히로시 스기모토는 사진뿐 아니라 미술계에서도 세계적으로 관심 받는 거장이다. 40여 년 간 장인적 기술을 발휘해 간결하면서도 심도 있는 작품을 선보여온 그의 작품이 포항을 찾았다.

히로시 스기모토의 흑백 사진의 깊이와 전통을 보여주는 작품 'A Temple of Dendera(덴데라 신전)'가 6월 14일까지 포항 미르갤러리에서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작 'A Temple of Dendura'는 2003년 시카고 현대미술관에 기획된 히로시 스기모토 '건축물' 시리즈 메인 작품. 뉴욕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에 전시된 이집트사원을 히로시 스기모토의 시선으로 담은 것이다. 이 사원은 이집트 아즈완의 나일강 하류에 위치해 있던 사원으로, 기원전 15세기 옥타비아누스 로마 제1의 존엄한자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이집트 양식으로 건설됐으며, 1965년 아즈완 댐건설을 미국에서 도와 감사의 뜻으로 이집트에서 선물한 유물이다.

히로시 스기모토는 'A Temple of Dendura'를 통해 희미한 신체의 기억을 유령처럼 흰 빛과 뻑뻑한 먹 같은 어둠의 빛으로 종이 위에 그려 놓았다. 몽환적인 회색의 부유하는 공간, 이세상이 아닌 공간이다.

현대건축의 본질적인 형태는 고대에서부터 되어져 왔었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미르갤러리 관계자는 "모더니즘 건축물들을 대표하는 고대 이집트 건축 양식을 통해 모던을 설명하고 있다"며 "산업화에 따른 실용성에 대한 문화가 아닌 '인간중심적 사상에 모던이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원류는 이집트임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히로시 스기모토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 속에 스쳐 지나갔지만, 몸으로 익히고 있는 건축을 보는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48년 도쿄에서 태어나 197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진을 공부한 히로시 스기모토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에 큰 영향을 받아 독자적인 작품을 선보여 왔다. 흑백으로 지극히 금욕적이고, 본질적이며, 역사·시간에 대한 기억을 시각화해 동시대의 작가들과는 차별화된 예술세계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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