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깨져 대문 밖에

버려진 종지에

키 작은 풀 한 포기

들어앉았습니다

 

들일게 바람뿐인 독신(獨身),

차고도 넉넉하게

흔들릴 때마다

 

때론,

흠집도 집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감상> 이가 깨져 버려진 조그만 사기그릇, 그것도 작은 풀포기에겐 고맙고 필요할 때 있고 보면 세상에 필요로 하지 않는 것 있을까. 하찮은 것 같지만 진정한 주인을 만나면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강변은 돌멩이가 필요하고 해변은 모래가 필요하듯이.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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