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후 무게중심 51㎝ 높아져… 화물 줄이고 평형수 더 채웠어야, 변침지점 급격한 회전과 함께 사고 원인 지목, 김영록 의원, 검사결과 공개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 조타실에서 선원들이 해양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비교적 손쉽게 탈출하고 있다. 해경이 선장·선원의 '1호 탈출'을 방조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연합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은 급격한 회전과 함께 3배 이상 화물을 과적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복원성을 상실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에서 도입 후 개조한 세월호 복원성 검사를 하고 승인해준 한국선급(KR)은 구조변경 뒤 무게중심이 51㎝ 높아져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平衡水·밸러스트)를 더 채우도록 했지만 선사가 이를 무시하고 화물을 과적, 사고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22일 공개한 한국선급 검사 자료에서 밝혀졌다.

세월호 선사는 일본 도입 후 지난 2012년 8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6일까지 목포의 한 조선소에서 객실 증설, 선수 램프 제거 등 여객설비 증설공사를 진행했다. 세월호 선박 복원성 검사는 세월호 공사 준공보다 13일 앞선 지난해 1월 24일 시행됐다.

증설 전후 여객 및 재화중량 등을 비교하면 총t수는 6천586t에서 6천825t으로 239t 늘었다. 재화중량(DWT·화물 총중량)은 3천981t에서 3천794톤으로 187t 줄고, 경화중량(LWT·여객 화물 뺀 순수 선박 중량)은 5천926t에서 6천113t으로 187t 늘었다.

이 때문에 무게중심(VCG)은 11.27m에서 11.78m로 51cm 높아졌다. 순수여객 탑승인원은 804명에서 921명으로 117명 증가했다.

한국선급은 세월호 구조변경을 승인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화물량은 구조변경 전 2천437t에서 987t으로 1천450t을 줄이고 여객은 88t에서 83t으로 5t 축소해야 하며 평형수는 1천23t에서 2천30t으로 1천7t을 늘려야 복원성이 유지된다고 적시했다.

복원성이 유지되려면 화물을 987t만 싣도록 했지만 세월호는 이보다 3배 더 많은 자동차 180대 포함 화물을 3천608t을 실었다.

화물을 과적하면서 평형수는 승인 조건보다 훨씬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과적하면 출항허가를 못 받으므로 평형수를 빼 적재중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다.

김삼열 전 목포지방해양항만청장은 "객실 등 증설로 무게중심이 위에 올라간 만큼 평형수를 더 넣어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3배 이상 과적하고 변침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격한 회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구속된 1등항해사 신모(34)씨는 영장 실질 심사 후 사고원인을 묻는 말에 "세월호 복원력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과적하면 출항허가 못 받으니(흘수선) 평형수를 뺄 수밖에 없다는 점 언급해주시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최소 실어야 하는 평형수 무게는 출항 때 기준 370t에서 1천700t으로 1천330t 늘어났다.

운항 도중 연료유와 식수 등을 소모하므로 배를 운항하면서 그만큼의 바닷물을 펌프를 이용해 평형수 탱크에 채워넣어야 한다. 이에 따라 입항 때는 2천30t 이상의 평형수가 차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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