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분위기…지자체 각종 행사 취소·국민들 쇼핑·나들이·술자리 자제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교육부가 발표한 수학여행 전면 중지 결정으로 경주 등 지역 관광지들이 손님유치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3일 평소 수학여행단으로 붐비던 경주 첨성대 주변이 텅 빈 채 관광해설사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국적으로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쇼핑이나 나들이를 자제하는 등 생활패턴이 변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 행사 줄줄이 취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정의 달 5월에 계획된 행사들이 무더기로 취소 및 연기됐다.

포항시는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 환호해맞이공원에서 열리던 '어린이날 큰잔치' 행사와 다음달 3일 열기로 했던 '기북산나물축제'를 취소했다.

오훈식 포항시 도시녹지과장은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주민들이 축제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포항청년회의소(이하 포항JC)도 준비중인 어버이날 행사 취소를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도 어린이날을 맞아 5월 3일 사업장에서 열기로 한 어린이 축제를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취소했다.

대구시와 구미시, 김천시도 5월 5일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구미대는 5월 중순에 열기로 한 축제를 취소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돕기 위한 성금 모으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12회 대구경북국제관광박람회와 달성군 비슬산참꽃문화제, 문경전통찻사발축제 등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유통업계 애도분위기 매출 뚝

5월 가정의 달 성수기를 앞둔 유통업계는 매출감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 각종 행사와 기념일, 야유회 준비 등 일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백화점 업계는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 10~15%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으며 마트도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여기에 추모 분위기 속에 자체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를 고려하고 있어 매출 신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 포항점도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진행했던 풍선 나눠주기 등의 이벤트를 자제시켰다.

또한 어린이날 당일 밝고 활기찬 노래 대신 클래식같이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으로 대체했으며 현재 운영 중인 옥상공원 역시 음악없이 놀이기구만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포항점 관계자는 "주변 분위기를 보니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어린이날 등 가정의달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들이도 자제, 회식 및 술자리도 줄어

지역 대표 놀이시설인 이월드와 스파밸리도 방문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19, 20일 양일간 이월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해 개인 40%줄었으며 단체는 70%가 줄었다. 이와 함께 이번달 단체 취소율이 절반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예약은 70%가 취소됐으며 교육당국의 수학여행 및 현장학습 금지가 직격타로 작용했다.

각 학교의 수학여행 등 단체 활동 자체가 금지되면서 단체 여행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중소 여행사들은 4, 5월 학생 단체여행이 주 수입원이지만 취소가 이어지면서 매출 자체가 없어질 상황에 놓였다.

일반 여행객들도 다음달 초 황금 연휴를 앞두고 지난 3월부터 예약에 나서 매진이 이어졌지만 세월호 침몰로 취소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울릉도 관광의 경우 생활노선인 포항~울릉노선 취소율은 10% 선인 반면 관광노선인 묵호~울릉· 강릉~울릉 노선의 취소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거리 단체 여행자체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매출 감소폭을 걱정을 넘어 업계 자체가 마비된 상황이다.

음주문화도 바뀌고 있다. 공무원들은 특히 사실상 금주령이 내려졌으며 일반 회사원들도 회식 등 단체 술자리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술자리가 만들어져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며 세월호 침몰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로 술자리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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