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전환 과정 전체 공개…코믹 안무로 포인트 극 속도감 높여

포항시립연극단 제166회 정기공연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의 한 장면.

"살아서는 왜 사는지 모르니…다음 세상에 또 살아보자."

포항시립연극단 제166회 정기공연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의 마지막 대사다.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는 진도 '세월호' 사고로 국가적 추모의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3일 조기마감했다.

이번 무대는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장면 전환 사이 암전을 모조리 없애고 전환 과정을 모조리 공개했다. 여기에 코믹하고 포인트가 되는 안무를 첨가해 극의 속도감을 높였다.

젊은 연출가 김지용(극단 프로젝트팀 이틀 대표)은 모눈종이 위에 그려진 평면도를 무대 위에 형상화했다. 점과 선으로 무대가 디자인되고, 면을 삭제해 벽을 걷어냈다. 벽을 투시할 수 있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 외에도 공연장 전체를 무대화해 관객의 호응을 이끌며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번 공연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는 몇 가지의 주요 갈등들이 치밀하게 배치됐다.

첫째로 구씨와 우씨 가문 사이의 대립이다.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별 의미가 없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갈등이다. 둘째는 가족 내부의 갈등이다. 장남과 여동생들, 어머니와 자식들은 한 가족이지만 엄밀히 말해 하나가 아니다.

세 번째 갈등으로 구씨와 우씨를 둘러싼 환경에 의한 갈등이다. 분식집 라이벌인 이 두 집안은 기차역의 폐쇄와 역전 재개발에 의해 동시에 가게문을 닫아야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 갈등으로 인해 두 번째의 갈등이 봉합되며, 세 번째 갈등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갈등이 무마된다는 것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젊은 감각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화합을 표현해 냈다"며 "가족의 가치를 깊이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포항시립연극단 제166회 정기공연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는 지난 18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추모에 동참하기 위해 조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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