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처럼 흰 봄꽃나무들이

가로수로 서 있는 노스브룩 한 학교 뒤에

한적한 세 갈래 길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평소에는 붐비지 않아도

꼭 그때 햇살이라도 비치는 오후가 되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는 그 거리 어디서인지

나타난 연두색 조끼를 걸친 경찰관 아저씨가

그 중앙에 신호등처럼 서 있는 것도

사람들은 잘 모른다

 - 중략 -

집게와 장지 손가락을 들어 나머지 한 골목을 향해

까닥거린다 그 갈고리에 걸린 수십 대의 차들이

먹이를 찾아가는 검은 개미떼처럼 줄지어 흘러나온다

<감상> -미국 일리노이주 북부지역에 있는 노스브룩 거리의 봄풍경을 아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어딜 가나 도심의 풍경은 차량행렬로 분주하기만 하다. 그래도 어김없이 봄은 오고 봄꽃은 피어서 배경이 되어주니 고마운 일 아닌가. (서지월시인)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