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당신이 높은 산을
오르던 도중
후, 하고 바람에 날려 보낸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하릴없이
무너지는 내 마음이
파, 하고 바람에 날려 보낸
그 많은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감상> '색즉시공(色卽時空)'이란 이런 것인가 싶다. 민들레 꽃씨들 뿐이겠는가. 먼저 이 세상을 뜬 사람도 있을 것이며 꼭히 말하자면 저승의 일만이 아닌 이승에서도 일어나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말없는 허공의 메아리로 돌아올 뿐인 것을 어쩌랴.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