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녘,

보도블록을 새로 깐 자리에

인부들이 모래를

흩뿌려놓았다

틈을 메운다는 것은 저런 것일까

그냥 가만히

흩뿌려놓고

가는

<감상> '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곳곳이 틈이다. 크레바스(crevasse)고 허방다리다. 위태한 간격을 잇고 메꾸는 일. 죽기 전까지 평생 우린 그 일을 소명으로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보다 앞서 간 사람들이 그 일을 열심히 했기에 '나'와 '너'는 '우리'로 이 사회에 뭉쳐졌는지도 모른다.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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