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uniform)'은 원래 라틴어의 우누스(unus : 하나의)와 포르마(forma : 형태 형)에서 생긴 합성어로 일정한 형태나 외양을 가리킨다. 제복은 자유복과 달리 목적에 따라 특정한 형태와 필요한 장식, 기능을 갖추고 있는 특색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군복, 관복, 종교복, 의례복, 경기용 스포츠복, 학생복 등이다. 또 기업에서도 업종에 맞은 근무의 편이성을 강조한 제복을 입기도 한다. 지역의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노랑병아리'로 불리던 제복이었는데, 지금은 현장 직원들과 협력회사 직원들이 푸른색 제복을 입고 있다.

한국의 제복은 국가나 공적인 제도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과 민간의 집단에 의한 임의적으로 정해진 것이 있다. 어느 것이나 일정한 제도에 의해 조직적으로 통일된 복장이라는 특성이 있다. 계급구분에 의한 집단조직과 질서 있는 통일을 요구하는 군대나 경찰 제복이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동화(同化)와 규율(規律)을 상징하는 제복은 특별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 2010년 11월 23일. 임준영 해병대 연평부대 상병은 자신의 철모가 불에 타는 줄도 모르고 K-9자주포로 대응 사격하는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했다. 해병대 제복을 입은 군인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또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때도 제복의 힘이 발휘됐다. 여객기 추락 사고로 기체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12명의 승무원 중 착륙 과정에서 실신한 7명을 제외한 5명이 보여준 살신성인은 두고두고 귀감이 되고 있다. 이들은 매뉴얼대로 300여명의 승객을 침착하게 대피시키고 마지막으로 기내에서 탈출했다. 조국의 안보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직분을 다한 이들은 군복과 승무원복이라는 제복을 입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제복은 명예와 책임의 상징이다.

그런데 국내 최대 여객선 참사를 일으킨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제복을 벗은 채 16일 오전 9시46분, 승객의 안전은 뒤돌아보지 않고 맨 먼저 사각팬티 차림으로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뛰쳐나왔다. 제복을 벗어던진 '팬티 선장'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 그는 스스로 제복을 벗어던져 마지막 인간의 양심까지 바다에 수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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