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단체관광객 '급감'·가족여행 '북적', 불국사 등 대형 숙박단지 개점휴업 상태, 전세버스·식품납품 업체 등 줄도산 우려

1일부터 최대 6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와 봄철 성수기를 맞은 국제적인 관광도시 경주지역 숙박업소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단체여행이 자취를 감춘 반면 가족단위의 일반 여행객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천년고도 경주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학여행단 등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 하고 있는 불국사 숙박단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반면 유명 호텔, 리조트 등이 밀집해 있는 보문관광단지 숙박업체와 경주지역 펜션은 일찌감치 객실 예약이 끝나 미처 숙소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유스호스텔 등 총 31개의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는 불국사 숙박단지에는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등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사라졌다.

예년의 경우 하루 7~8천명에 이르는 수학여행 학생들로 북적였던 숙박단지에는 30일 현재 단 1명의 투숙객도 없이 스산하기 까지 하다. 당초 170여개 학교 5만1천여 명이 예약했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들의 단체 예약이 잇따라 취소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공무원 연수 등 단체여행이 잠정 중단될 것으로 보여 숙박업소 종사자 300여 명도 실업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이와는 반대로 경주지역 호텔, 콘도, 펜션 등 숙박시설에는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려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넘치고 있다.

보문관광단지 내 A호텔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행사 및 단체예약은 모두 취소 됐지만 긴 연휴를 즐기려는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예약을 하면서 330개의 객실 예약이 일찌감치 끝났다.

객실 550개를 보유하고 있는 B리조트의 경우도 이번 연휴기간 동안 행사 등을 위한 단체예약은 전무한 상태지만 가족단위의 일반손님들로 객실 예약이 100% 완료됐다.

펜션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보문관광단지 인근에 위치한 C펜션의 경우 객실 9개가 1개월전에 모두 예약이 끝났지만, 숙소를 구하지 못한 여행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최대 6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와 봄철 성수기가 다가왔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숙박업소가 있는 반면 일부 숙박업소는 수십명 씩 대기자를 두기도 하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박시정 불국사숙박업협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단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숙박업소들이 초상집 분위기다"며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숙박업소는 물론 전세버스업계, 식품납품 업체 등 많은 관계자들의 연쇄부도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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