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곯은 사람과 나눠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 한 번 어린아이가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란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은막에서 은퇴 후 그녀가 오래 살았던 스위스의 집으로 돌아온 오드리 헵번이 크리스마스 날 가족들에게 자신이 애송하는 샘 레번슨의 시를 들려주었다.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면서 들려준 이 시는 헵번의 유언이나 다름없었다.

1992년 소말리아를 방문했을 때 마을공터 구석에 쌓여 있는 어린이 시체가 담긴 자루를 보고 충격을 받은 헵번은 은퇴 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세계불우어린이를 돕는데 여생을 바쳤다. 그녀의 봉사 발길은 아프리카 전 지역을 비롯,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등 지구촌 50여 곳에 이어졌다.

그녀는 결국 과로로 건강이 악화돼 하늘나라로 갔다.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100만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 그녀의 봉사 손길을 향한 호소가 우리들 가슴에 메아리치고 있다. 헵번은 은막에서도 큰 별이었지만 남을 돕는 봉사로 더욱 큰 별이 됐다.

"빨래 세탁해드립니다"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 안을 누비는 자원봉사자의 피켓 구호다.

이곳엔 실종자 가족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오고 있다. 세탁, 화장실 청소, 쓰레기 치우기, 식사준비 등 실종자 가족들에게 필요한 온갖 허드렛일을 소리 없이 하고 있다.

이런 천사들이 있어 이 땅엔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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