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방식 상향식 공천제 실패, 경선후보 다시 뽑던지 무공천하고, 유권자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해야

최근 여론조사 방식으로 새누리당 공천이 확정된 후보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자격을 박탈 당하고, 대구시장 경선 불법 선거운동의혹 조사가 벌어지는 등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 대한 하자가 불거지고 있어 여당의 공천제도에 실망을 주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관행으로 인해 본선보다 여당 경선전이 치열하면서 갖가지 경선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여론조사 경선으로 선출된 성백영 상주시장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최근 자격을 박탈 당했다. 성 후보측이 경선을 앞둔 지난달 이른바 '콜 센터'란 불법선거운동 사무소를 차린 뒤 전화 홍보원을 모아 선거구민들에게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또 청송군수 예비후보 한동수, 윤경희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을 중단하고 무공천 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선관위는 지난달 말 경선에서 대구시장 후보자로 결정된 권영진 후보를 지지한 안동 권씨 종친회측도 불법 선거운동을 한 의혹으로 청·장년회 사무실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경선에서 탈락한 일부 예비후보들이 여론조사가 불공정하다며 탈당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후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구시내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ㄱ 전 예비후보는 "경선에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연령대별 응답자의 가중치 부여에 문제가 있다"며 중앙당에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내고 여론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대구지검 등에 수사의뢰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으로 중앙당 결정에 따라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박병훈 경주시장 예비후보도 "경쟁후보가 중앙당 인맥을 동원해 본인과 관계가 없는 여론조사 업무 방해를 빌미로 날치기식으로 후보자격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일부 탈락한 시·도의원 예비후보들도 새누리당의 여론조사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대구시의원 수성구 시의원(4선거구)에 입후보 할 새누리당 공천자를 뽑는 여론조사가 무효라는 주장도 나왔다. ㄴ여론조사업체가 가공의 수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제출하였고, 조사결과 보고서와 실제 조사된 데이터가 다르다며 조사 대상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 신청하고 다시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의 당내 경선이 예비후보 간 정책을 비교 평가할 좋은 기회가 마련되지 않고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여당의 위상문제이거니와 지역민들도 제대로 된 후보를 접할 기회를 박탈하는 민주주의 선거에 역행하는 것이다. 새누리 경북도당과 대구시당의 경선 흥행은 물 건너간셈이다. 후보들은 선거에서 이기는 구도를 짜는데 골몰하느라 정책선거는 온데 간데 없었다. 원칙 없는 당내 경선 흐름에 대해 여당은 특별한 대책도 없었다. 이번 경선에서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과열·혼탁 양상이 나타나도 모른 척 눈을 감아왔다고 한다. 원칙없는 경선은 네거티브 선거전략만 난무했다.

여론조사는 조작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대구시장 여론조사 결과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새누리당은 당원, 대의원, 국민 여론을 물으며 상향식 공천의 대의에 맞게 경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당내 경선 잡음은 여론조사 방식의 상향식 공천제도 운영에 실패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선불복을 하는 지역구를 사고 지구당으로 지정하고 다시 경선 후보를 뽑던지 무공천지역으로 해서 유권자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선에서 시도민들은 여당을 외면하거나 투표율 저조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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