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동력 감소가 현실화하면서 대안인력 찾기가 한창이다.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인력절벽(work force cliff)'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형 주점업체인 와타미는 올해 당장 일본 내 매장의 10%에 해당하는 60개 점포의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 정권 들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도 점포수를 줄이는 것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라 한다. 이미 일본 사회는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력절벽에 다다른 것이다. 일본은 여성이나 60세 이상 고령자 취업을 고려해도 10년 뒤에는 노동력 인구가 280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뿐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세계 최대 페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네덜란드에서 내년, 독일에서는 2016년부터 인력절벽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대신할 대안인력으로 은퇴한 고령자나 외국인 근로자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상황 이지만 경북지역과 같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도시에서는 일본의 인력절벽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경북도가 장기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래에서 온 이민자'로 불리는 로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도가 오는 2022년까지 1조2천억 원을 들여 시군 특화로봇 상용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의료와 해양, 철강 등 3대 집중 육성분야도 정했다. 경북도에서는 이미 다양한 로봇들의 개발에 들어갔다. 작업 범위를 정해주면 스스로 콘크리트 건물 바닥 마감공사를 하는 콘크리트연마 로봇을 개발 중에 있고, 경주의 간호로봇, 울진 대게안내로봇, 청도의 소싸움로봇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시험 중인 간호 로봇은 조만간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 해 전국 500개 요양시설에 보급할 계획이다. 최근 봉화에서는 무선 조종 비행체인 산불감시로봇의 시연에 성공했다.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반경 1㎞를 20분 동안 파악하고 관제센터에 영상을 보내는 로봇이다. 이 외에도 슬러지 청소로봇를 개발해 이미 상용화 하고 있는 포스코를 비롯한 지역 기업들도 로봇 실용화에 나서고 있다.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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