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막하 출혈(뇌동맥류의 파열) - 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져 있는 혈관질환, 뇌동맥류 파열땐 치료 받더라도 후유증 남을 수도, 조기 치료 후 독립적 생활 가능…빠른 진단·치료 중요

허원 세명기독병원 뇌센터 신경외과

뇌동맥류(뇌혈관 꽈리)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은 교통사고와 같은 모습으로 예고 없이 다가온다. 별 증상 없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 순간 뇌동맥류 파열이라는 사고를 만나 생명을 잃거나 또는 되돌릴 수 없는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뇌동맥류(뇌혈관 꽈리)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뇌동맥)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져 있는 혈관질환이다. 뇌동맥류는 매우 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쉽게 파열될 수 있으며 파열되면 뇌출혈을 일으키게 되는 위험한 질환이다.

뇌동맥류 파열로 뇌에 피가 고인 CT단면 영상(뇌 단면 사진 위쪽 하얀 부위).

성인의 약 1%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병인 뇌동맥류는 매년 인구 10만 명당 10~12명의 빈도로 파열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를 가진 일부의 성인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머리 속에 지니고 산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뇌동맥류는 일단 파열되면 약 1/3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고, 약 1/3은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갖고 살아야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서운 질병이다. 또한 파열된 뇌동맥류는 24시간 이내에 재출혈될 가능성이 높으며, 재출혈 시 사망률은 50%를 넘는다. 파열된 뇌동맥류를 방치할 경우 재출혈의 가능성은 대략적으로 6개월 이내에 50%, 이후로는 1년에 3%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열된 뇌동맥류 CT영상.

뇌동맥류의 재출혈 방지를 위한 치료방법은 개두해 수술하는 방법(개두술을 통한 뇌동맥류 결찰술)과 혈관 안으로 시술하는 방법(뇌동맥류의 혈관내 코일 색전술)이 있다.

뇌동맥류는 치료하더라도 일부 환자에게는 심각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돼 치료할 경우 치료 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기도 하기에 증상이 의심될 경우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지주막하 출혈)이 발생되면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극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그리고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두통은 갑자기 발생하며 머리 전체가 아프거나 간혹 뒷목 부분에 국한돼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 발생 후 거의 언제나 구토가 따르며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그 외에 현기증, 운동마비, 시력저하, 경련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뇌동맥류 파열 시 출혈량과 출혈부위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위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응급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파열된 뇌동맥류 개두술로 클립 결찰 후 CT영상.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한 뒤 의료진에 의해 뇌동맥류 파열(지주막하 출혈)이 의심되면 확진을 위해 뇌 CT 및 뇌혈관 CT를 시행한다. 여기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 뇌동맥류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 방향, 뇌혈관의 상태 등 향후 치료에 필요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게 된다.

뇌혈관조영술은 사타구니 쪽에 위치한 대퇴동맥을 통해 긴 관을 현관안으로 통과시킨 뒤 조영제를 주입해 뇌혈관만을 특수하게 촬영하는 방법이다.

뇌동맥류 클립결찰 수술 후 3DCT영상.

이와 같은 정밀검사를 통해 파열된 뇌동맥류가 진단이 되면 즉각적인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뇌동맥류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개두술 후 뇌동맥류를 직접 결찰하는 방법과 뇌혈관조영술과 동일한 방법으로 시행하는 혈관내 시술(뇌동맥류의 혈관내 코일 색전술)이 있다.

뇌동맥류의 위치, 모양, 크기 등에 따라서 개두술이 용이한 경우가 있고 또는 코일색전술이 용이한 경우가 있으며, 치료 방법의 결정은 뇌혈관 수술(뇌동맥류 결찰술)의 전문의와 혈관내 수술(코일 색전술)의 전문의가 상의해 결정하게 된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뇌동맥류 파열이라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동맥류의 정확한 진단과 함께 조속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지체 없이 방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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