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봉

여고생 오민주가 남자들에게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7명이 복수하고자 나선다. 이들은 범죄를 저지른 장성 등 정부와 군 고위관계자를 차례차례 잡아와 죄를 따져 묻는다.

오민주를 살해하거나 살해를 지시한 인물들은 "모두가 잘살아보자는 이유로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발뺌하거나 "시키는 대로 했다"고 주장할 따름이다. 영화는 우리 사회 고위 관계자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 보이는 데 치중한다.

1990년대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김기덕 감독의 스무 번째 장편영화다. 날것 그대로의 화법으로 우리 사회의 치부를 정조준하는 태도는 여전하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 여고생의 죽음으로 보기보다는 상징적인 훼손, 죽음, 상실의 문제로 접근하면 영화를 조금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체한 상태'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떤 특정 사건을 빌려올 필요도 없이, 충격적인 사건들이 쇼크를 주고 있다. 이 영화는 그 안에서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과연 어떤 역할로서 사는가'에 대한 자문자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출의 변에서도 "살해당한 기분이 없다면 이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며 "누군가 이 영화를 이해할 것이라 믿고 만들었다. 아니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바로 지금이고, 우리다"라고 했다.

5월2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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