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 정치권 ‘자숙 모드’…확성기·율동 사라져

이번 6·4지방선거는 예년 선거와는 달리 확성기와 로고송이 사라진 '조용한 선거'로 치러질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여·야 모든 정치권이 '자숙 모드'로 접어들면서 요란한 선거는 표심잡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16일 선관위의 후보자등록이 마감돼 대구·경북지역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들이 각각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선거 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본격적으로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 지방정부 심판론을 내세워 주요 승부처의 탈환을 모색했지만 사고 이후 국민여론을 의식, 최대한 조용하게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최대한 새누리당 색깔의 붉은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누비거나 시끄럽게 음악을 틀지 않을 것"이라며 "구호를 외치는 확성기 사용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6·4지방선거 선거운동과 관련, "로고송은 중앙당이 제작한 공식 로고송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율동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지침을 전국 시·도당에 내릴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2일부터 정상적인 유세활동을 시작하되 조용한 선거운동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며 "모든 후보자와 전 당원이 국민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집권 여당이자 국회의 다수당으로서 국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입법과 대정부 견제 활동에 더욱 충실히 할 것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채택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 고개 숙여 공식 사과했다.

결의문은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이 먼저 반성하고 뉘우치겠다"며 "정부를 감시·견제하고 예산을 철저하게 심사해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소홀히 한 점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 같은 비극적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반성하고 뉘우치고 국민만 바라보는 국회를 통해 반드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국민 현실과 현장 문제를 최우선 반영하는 입법 시스템 마련 △상시적 대정부 감시·견제 체제 정착 △안전 직결 예산 심사 철저 △'국민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안전대진단' 실시를 결의했다.

남유진 새누리당 구미시장 후보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요란한 '선거송'과 '율동' 없는 조용한 선거운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남 후보는 "그 어떤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조용한 선거운동을 하겠다"며 "시민들의 정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자제하고 정정당당한 정책선거로 아름다운 선거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근신모드'를 자처하고 나선 데는 과거와 같은 선거방식으로 유세를 할 경우 득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은 자숙모드를 취하며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으로 인해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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