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학실록여운 / 이성규 지음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은 당시의 정치 및 사회, 경제는 물론 농업, 광업, 수산업, 도량형, 교통, 건설, 공업, 보건, 의약, 예술, 과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역사들이 비빔밥처럼 섞인 조선의 대백과사전이다.

그중 과학과 관련된 역사들을 뽑아내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적 입장에서 재조명해보고자 한 것이 '조선과학실록'이다.

융합 에세이 '조선과학실록'은 역사와 과학의 만남을 꾀한다. 저자는 과학사를 중심으로 '조선왕조실록' 속에 숨어있던 난해하고 복잡한 과학이야기를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유연하게 풀어낸다.

융합에 초점을 두고, 역사와 과학의 교차점을 찾아냄으로써,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재조명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과학실록'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선시대의 과학이야기가 소복이 담겨있다. 작가는 때로는 역사의 관점에서, 또 때로는 과학의 관점에서 조선 역사를 분석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저자는 "실록에 남겨진 기록을 통해 조선의 하늘에도 오로라가 출현했다"고 말한다. 언뜻 조선시대에 벌어진 해괴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학적 논증을 들어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있다.

조선 시대에 오로라가 나타난 이유는 자북극이 한 곳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이동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자북극이 지금보다 훨씬 한반도에 가까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오로라를 자주 관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로라의 현상에 대해 알지 못했던 조선 시대에는 오로라의 출현이 임금에게 내리는 하늘의 경고라고 보고 임금이 두려워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상소가 있었다. 이 자북극의 움직임으로 앞으로 50년쯤 후에는 자북극이 시베리아 지역에 위치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역사는 조선 시대에 관찰된 자연적 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좀 더 쉽게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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