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정 문화부

교육부가 '대학 특성화 사업(CK)' 등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 중이다. 때문에 일선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저조한 순수학문 분야 관련 학과의 통폐합에 나서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지역 대학들도 평균 수준을 뛰어넘는 정원 감축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일대·대구한의대가 10%, 경북대·안동대 등 국립대와 영남대·계명대를 비롯한 사립대들은 7%를 줄인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경우 4~7% 감축 계획을 내놨다.

8개 학과 신입생 모집 중지를 결정한 계명대는 "실제 폐과되기까지는 5~7년이 걸린다. 그동안 전과 조치 등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앞서 전공을 통폐합한 타 대학을 보더라도 전공이 없어진 졸업생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 2010년 순수 미술대학을 응용학과인 디자인대학으로 통폐합했다. 취업률을 고려한 디자인 관련 학과는 시각·산업·디지털·패션으로 세분화한 반면, 순수 예술분야(회화·조각 등)는 조형예술학부로 통합했다. 대학 내 '구색맞추기'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다보니 순수 예술분야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복지 및 취업에 대해서는 '나몰라라'하는 분위기다. 한 예로 대부분 순수예술 전공자들이 지원하는 국가자격제도 '문화예술교육사'의 경우, 디자인 전공과는 무관하다는 명목으로 미대 졸업생들은 이수과목적합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CK사업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일부 대학 내 동문들의 우려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백화점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대학별 강점 분야를 살린다'는 명분을 앞세운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이라 할지라도,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들이 피해 입지 않도록 대학들의 철저한 사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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