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파도보다 먼 바다를 보라"

제갈태일 편집위원

지난주 미국 NBC방송에서 중국관련 '빅뉴스'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중국이 올해 내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말 그대로 빅뉴스다. 미국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된 1872년 이후 142년 만의 대변화다.

다음이 손정의에 관한 뉴스다. 중국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가 뉴욕증시에 상장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주식총액이 약 17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알리바바가 월스트리트에 상장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한국계 일본 기업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그의 지분이 34.4%로 상장이 성공할 경우 약 59조원을 손에 쥘 것이다. 200억을 투자해 14년 만에 2천890배로 불어난 셈이다.

손 회장이 알리바바에 처음 투자한 것은 2000년이다. 마윈(馬雲)이 해외물품을 중국에 들여오는 무명포털사이트 알리바바를 창업한 이듬해였다. 그는 영어강사 출신으로 정부기관의 관광가이드 일을 했는데 이때 관광객으로 만난 야후창업자 제리 양이 두 사람을 이어주었다.

손 회장은 사업경험이 없는 무명의 중국 젊은이를 만난 지 6분 만에 204억 원을 선뜻 건네줬다. 이후 162㎝의 '작은 거인' 마윈은 알리바바를 세계 최대의 인터넷 상거래 업체로 키워놓았다.

손정의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16세에 미국 유학을 갔고 버클리대 경제학부에 입학했다. 과학 잡지에 대규모 집적회로 사진을 보고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디지털 문화에 명운을 걸기로 한 계기였다.

1981년 25세에 귀국해 1년 6개월 동안 창업을 위한 시장조사를 한 후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당시 그는 함께 다닌 두 명의 아르바이트 학생 앞에 사과상자를 밟고 올라서서 회사의 비전을 선포했다.

'우리 회사는 5년 이내 매출액 100억 엔, 10년 이내에 500억 엔의 대기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을 따라다녔다고 생각해 회사를 그만 두었다는 일화가 전한다.

이렇게 시작한 회사가 현재는 세계적인 대기업이 되었다. 그는 명실상부한 동양의 '빌 게이츠'로 사이버시대의 탁월한 승부사다.

그는 자본도, 한 푼의 은행융자도 없이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사람이다. 소프트뱅크 비장의 연금술은 단연 M&A이다. 최첨단기술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절약과 신기술 확보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회사답게 손정의는 회사 경영에도 '계기비행'을 실현했다. 그래프를 만들어 분석하는 작업이 일상화되고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하며 추적하는 자료지표도 1만개에 이른다.

경영실태가 계기화 되고 많은 그래프를 분석하다보면 문제점을 발견하고 스스로 해결점도 찾는다고 한다. 이른바 '도표활용 문화'가 일상화되어 현장직원과 CEO간의 새로운 기업 언어로 활용되고 있다.

손정의의 외국인 등록증에는 '야마모토'로 손(孫)씨 성을 쓴다. 한국인의 아이덴티티를 고집하면 회사경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친척들의 충고도 기우로 만들었다. 그의 일본인 아내도 기꺼이 손씨 성으로 바꾸었다.

손정의는 '파도를 보지 말고 먼 바다를 보라'했다. 그는 일본인을 왜소하게 만드는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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