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식 맛볼 수 있도록 하고 가족이 좋은 식습관 본보기 될 것, 정상적인 신체 발달·성장에 도움

이인숙 위덕대 외식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교수

과학과 기술, 산업의 발달로 식생활 환경은 크게 달라지고 있으나 인간의 성장과 발달은 개인적인 유전인자와 다양한 환경인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환경인자 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영양이며 이는 식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는 독립적이며 상호 협동적인 생리작용을 통해 성장과 발달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성장과 관련된 잠재되어있는 유전적인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최적의 영양상태와 양호한 환경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모유, 이유식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영아기와 달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독립성이 나타나며 자아가 성립되는 유아기에는 올바른 영양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유아기는 보통 1~5세까지의 입학하기 전까지의 시기로 성장이나 발달면에서 경계는 없으나 1~2세는 유아전기(toddler), 3~5세는 유아 후기 (late toddler) 또는 미취학 아동기(preschooler)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한 출생 후 1년까지의 영아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성장속도가 비교적 느리다해 성장의 잠복기라고도 하지만 신체의 성장과 함께 두뇌의 완성, 신체의 조절기능, 운동능력, 지능, 정서 및 사회인지능력도 발달하게 된다.

성장면에서는 소화기관의 용량이 커지고 유치가 구비되므로 성인과 유사한 식사가 가능하나 발달면에서는 저항력이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낮고 소화능력도 미비하므로 영양섭취방법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기대할 수 없다. 이 시기의 성장과 발달은 개인적인 차이가 매우 크나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정서적 특성, 식행동 및 식사기술이 발달하게 된다.

2~3세 때는 자기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고 이와 함께 음식을 탐닉하거나 게을리 하고 배고프지 않을 때는 먹지 않으려고 하며 '나두 할래(me to)','싫어(no)' 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여 외국에서도 'terrible 2(골치아픈 2살)' 라고 한다. 컵으로 마시거나 스스로 먹으려고 하며 손바닥 근육의 발달로 숟가락을 제대로 사용하게 된다.

4~5세 때는 자신의 요구를 분명하게 하면서 싫어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을 구분하고 먹으면서 말이 많아지고 가족이 싫어하는 것은 자기도 싫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이 정교해 지면서 서툴지만 간단한 음식을 만들거나 상차림, 가위질, 수저의 사용이 보다 정확해진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유아기에는 가급적 다양한 식품이나 형태의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해주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음식을 선택하거나 간단한 요리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음식에 대한 거부를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신체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도록 하거나 가족이나 형제들의 좋은 식사습관 또한 바람직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아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인내심과 올바른 태도를 갖도록 하는 또 하나의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양학의 관점에서 지향하는 유아기의 영양목표는 충분한 영양공급으로 첫째 정상적인 신체 발달과 성장을 지원하고 정신적·지적·인지 능력을 조장하고, 둘째 정상적인 식사를 통한 자립심과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셋째 다양한 식품선택과 기호를 통해 좋은 식습관을 확립하여 이후의 건강생활 확보하는 것이다.

결국 식사라는 행위는 신체적 성장과 정신적 발달의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라고 하여 유아기의 좋은 버릇 정착에 대하여 강조하였는데 평균 수명이 늘어난 요즘은 '두 살 버릇이 백 살까지'로 바꾸어야겠죠? 나이에 따른 아이들의 성장 및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식사 지도와 식생활이 이루어진다면 아토피나 편식 등의 식생활 관련 병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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