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사운대는 저 잎샐 보게

 

잎새에

실려오는 저 햇빛을 보게

 

햇빛에

묻어오는 저 향낼 맡게나

 

이승의

일이사 까마득 잊을 순 없지만

 

난이랑

살다보면 잊힐 날도 있겠지

<감상> 난향천리(蘭香千里)라 했던가. 난(蘭) 기르는 사람들은 난에 온통 정성을 기울인다. 말없는 식물이지만 고고한 자태가 선비를 닮았고, 삐침 하나하나에는 유연한 시간의 흐름이 다소곳 앉아있다. 난 앞에서 인생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시인은 만끽하고 있다.고뇌도 난과 마주 서서 잊길 기대하는 시인의 맘이 잘 드러나 있다. (하재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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