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희생 헛되지 않게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우리 사회 기본 바로세워야

김유성 포항향토청년회 회장

"'내 새끼 귀한 만큼 남의 새끼도 귀한거다" 이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최소한의 양심이자 책임이다.

대피하지 말라는 말에 구명조끼를 입고 나란히 누워 대기한 죄밖에 없는 아이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자 분향소를 운영한 3주간을 마무리하며, 2만명이 넘게 분향소를 찾아 애도를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회상했다.

또한 방명록에 적힌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한을 바라는 글귀를 하나하나 읽어봤다.

"배안에 있는 언니, 오빠들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세요. 씩씩하니깐 잘 견딜수 있지" - 유진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봄햇살 사이로 반짝이는 빛이 당신들의 넋을 위로하는 것 같네요" - 엄마가

방명록의 글귀를 하나하나 읽어 가다보니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줄줄 흘렀다.

한번은 70대 노부부가 분향소를 찾아 신발을 벗으시고 큰절을 두번 하시며 계속 우셨다.

분향소 안에 20여명의 분향객들이 너나 할것없이 다함께 울고 있었다. 잠시후 국화꽃이 많이 들어가니 국화 사는데 보태라시며 봉투를 주고 가셨다.

봉투안에 1만원권 1장이 들어있었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또 20대 여자 대학생 2명이 분향소를 찾아오며, 입구에서부터 울음바다가 됐다. 분향소안에서 안내하는 향토청년회 회원들까지 눈시울을 적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노란리본에 메시지를 적어 멘후 분향소를 나가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잠시후 음료수 1박스를 손에 들고 분향소로 다시 와 고생하시는데 힘내시라고 했다.

우리는 모두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욕과 삿대질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둡고 차가운 바다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사고는 선장탓, 구조는 해경탓, 수습은 공무원탓이라며 서로 책임 떠 넘기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돈벌이를 위해 세월호의 과적과 증축으로 희생된 꽃다운 우리 아이들의 목숨은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서로 냉정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분들은 시간이 흐르면 우리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 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참사를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최소한의 기초질서지키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우리사회에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같은 무책임한 사람보다 학생들을 구하고 돌아가신 선생님들과 같은 분들이 더 많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분향소 운영기간중 순번을 정하여 분향소를 지키고 소요되는 경비 또한 자체성금으로 도와주신 포항향토청년회, 지도회 620명의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다시한번 사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3주간의 분향소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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