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선족문학상 첫 실시, 연변학생문예작품 공모도 평화 중재 매개 역할 기대

서상은 영일호미수회장

"시간은 잘못 구부러진 철도 노선도 바로 잡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0일, 연합뉴스에서 우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대목이 있었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남북한과 제일동포 학생들이 참가하는 공동 미술전람회가 열렸다고 한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사할린 한국어 신문 '새 고려신문' 창간 65돌 기념으로 유즈노 사할린스크의 안톤 체호프 미술관에서 '유라시아-평화의 길'라는 주제로 특별 미술전시회가 열렸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인천예술고 재학생 작품 30점과 북한에서는 평양학생 소속 27점, 일본에서는 조총련계 조선학교 학생작품 48점이 참가·전시되었다고 한다.

평화와 화해를 주제로하는 예술세계는 국경과 이념을 넘어 우리는 한 민족, 한 핏줄 동포임을 설명하지 않아도 느끼는 사랑의 교신 언어가 되었으리라. 이런 행사 교류가 좀 더 일찍부터 이뤄졌더라면 오죽이나 좋았을까마는 여기까지 오는 세월이 길지 않고서는 될 수 없었던 것이 우리들의 실정이었다.

올해도 호미곶에서 호미예술제(虎尾藝術祭)가 20회를 맞는 해다. 20회 기념사업 일환으로 통일문학을 열어가자고 중국조선족문학상을 처음 실시하고, 연변학생(중고등)문예작품 공모도 착수했다.

중국에서는 조선족문학인들이 4천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 문학인 자원이 얼마나 큰가 짐작이 간다.

금년이 첫 해였지만 많은 분들의 시(詩)가 응모돼 수일 전 심사로 수상자를 뽑는 일정을 마쳤다. 학생부 공모 작품은 5월말 마감, 호미예술제 한글백일장 때 심사키로 한다. 심사를 거친 일반부 글 내용들은 각양각색이었지만 염원하는 바와 삶에 대한 원초적인 소망은 우리나 그들이나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환경도 많이 비슷해져 있음을 보았다.

연변 조선족도 대치국면이 아닌 평화를 중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하는 희망과 기대에서 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봄가뭄, 바닷바람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호미곶 해변에 억지로 심었던 소나무, 아무리 심어도 가뭄과 해풍에 겨울만 지나면 멸종에 가까운 생존율, 그럼에도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살아남은 몇 그루에 희망을 걸었던 꾸준함이 이제는 검푸른 숲이 되었다. 그래 무엇이 다르랴.

우리가 미미하게나마 이제 시작하는 조선동포들과의 문학상 제정은 호미곶 겨울바람 보다는 따뜻할 것이다.

우리는, 나는 믿는다.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 우리들 소망과 진실은 결국 하나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번 사할린 안톤 체호프 미술박물관에서 열린 남북학생 미술전시회는 우리에게 불어오는 봄바람같은 것이 되리라 믿는다. '지구촌 동포연대'가 후원했다는 이번 전시회는 6월 2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내년에는 우리가 추진·진행하고 있는 호미예술제 조선족 글짓기대회에도 일별의 시선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이것이 전 세계 동포들 글쓰기 축제로 번져가면 어떨까?

말로만, 마음으로만 소망하고 바라던 통일이 우리가 이 강산 흙이되어 떠나기 전에 눈으로 보고가면 오죽 좋으랴. 또 하나의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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