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감상> 창문 밖을 바라보는 일, 변하는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아닌 게 아니라 행복이다. 행복은 굳이 나는 행복합니다. 란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하는 일이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이다. 텃밭에 심은 상추와 고추 이랑의 풀을 뽑고, 새 노래를 공으로 듣는 일. 그 일은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왜 그렇게 사냐고? 그래 웃을 수밖에!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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