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비리·부실 신속히 개혁, 제도·구조적 문제점 철저히 고쳐, 국민의식 개혁 운동도 추진돼야

김양수 성장전문센터키네스 원장

연세대 교수들 '전국민적 참회' 제안,경희대 교수들 "교육혁신 계기 삼자",서울대 교수들 128명의 시국선언 등 우리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교수들뿐만이 아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의 총체적 취약성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묵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침몰하는 세월호를 통해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다. 무기력한 국가와 황폐해진 사회의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세월호의 비극을 전국민적인 참회와 반성의 계기로 삼아 슬픔을 통해서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국민의식을 한 차원 높이는 발전적 실천으로 승화시켜 나아가는 전체적인 국민의식을 개혁하는 실천운동으로 벌려나가야 한다.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킨 사회를 질타·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고 편승하려 하지 않았는지 자성하고,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안전·자유·행복 보장에 소홀했던 현 정부와 정치권은 철저히 반성하고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번 참사의 원인이 우리 사회가 "권력 누리기에만 골몰하는 정치권과 관료,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과 시장, 타인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이 뒤엉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은 "사회적 불의에 적극 개입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교육,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교육, 선행학습으로 대변되는 지나친 경쟁논리에 의한 입시교육에서 벗어나기를 요구하고 있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및 외국인 학자들도 정부의 책임을 묻고 공익을 위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학 교수 등 학자 5명은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경종: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와 민주적 책임 결여가 근본적 문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에는 교수 577명, 박사후 연구원 163명, 독립적 학자 334명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노마 필드 시카고대 교수, 낸시 에이블먼 일리노이대 교수 등 외국인 130여명도 포함됐다. 특정 사안에 1천명이 넘는 외국 학자들이 성명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이들은 "세월호 참사는 비도덕적 선장과 선원들의 일탈적 행위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규제 완화와 민영화, 무능력과 부패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의 결과"라며 "총체적 비리와 부실이 신속히 개혁되지 않는 한 비극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구조적 문제점을 철저히 고치면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을 개혁하는 국민운동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국민들의 마음이 아픔 속에서도 온통 나라사랑의 하얀 눈밭으로 덮여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나서서 눈을 굴리지 않으면 눈사람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지금 숭고하게 분노하는 국민의 뜻을 여야 지도자가 올바르게 모아내지 않고 아전인수로 다룬다면, 마지막 참회의 기회를 잃고 말 것이다. 정비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쌓인 눈이 지저분하게 녹듯 지금 국민들의 마음속에 겹겹이 쌓인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강렬한 문제의식과 나라사랑도 가슴으로 받아들여 모으지 않고 방치하면 일상적 소시민의 나날로 흩어지며 부메랑이 되어서 광풍으로 온 나라를 집어삼키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모두가 반성하고 이번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피어보지도 못하고 진 아이들의 영혼 앞에 더 이상의 부끄러움을 만들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손을 잡고 남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를 반성하며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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