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 오에 겐자부로가 23세 때 발표한 첫 장편.

집단적 광기와 살인의 시대였던 태평양전쟁 말기. 감화원 소년들이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하고 산골짜기 벽촌에 맡겨진다. 전염병의 징후마저 감돌자, 마을 사람들은 소년들을 버리고 떠나고 마을마저 폐쇄된다. 버려진 이들이 꾸리는 이들만의 세계. 순수한 인간애와 의리로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가지만, 시한부일 수밖에 없는데......

이 작품은 특히 저항의식과 인류애를 품은 작가 정신을 일찌감치 드러낸다는 점에서 오에 문학을 이해하는 관문으로 적합하다는 게 역자의 설명이다.

유숙자 옮김. 문학과지성사. 244쪽. 1만2천원.

△ 순수의 영역 = 일본의 나오키상 수상 작가 사쿠라기 시노의 장편.

작가는 질투의 감정을 직시한다. "질투란 멈출 듯 반복해서 밀려오는 파도와 같다. 백 명이면 백 가지 형태로,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세기로, 혼자만의 시간을 괴롭힌다."

애매한 재능의 서예가 류세이와 치매에 걸린 반신불수 어머니, 그 아내 레이코 등 등장인물은 저마다 욕망을 분출하며 질투의 속살을 드러낸다. 예리한 심리묘사와 예기치 못한 반전이 소설 읽기의 흥미를 더한다.

전새롬 옮김. arte. 384쪽. 1만4천원.

△ 화장 예찬 = 서구 현대시의 선구자 격인 샤를르 보들레르의 에세이 두 편을 담은 번역본.

'현대 생활의 화가'는 풍속화가 콩스탕텡 기스의 작품을 다룬 미술비평문이고, '웃음의 본질에 관해, 그리고 조형예술 속의 보편적 희극성에 관해'는 캐리커처와 코미디를 다룬 작품이다. 보들레르 특유의 감수성과 철학적 통찰이 담겼다는 평이다. 프랑스에서 말라르메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도윤정 인하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평사리. 186쪽. 1만1천원.

△ 똥꼬 할아버지와 장미꽃 손자 = 국회의원과 방송인을 지낸 이계진 씨가 펴낸 육아기이자, 육아지침서.

저자는 성장과 세대 간의 교감을 육아기를 통해 들려준다. 경쟁을 부추기는 혈기 넘치는 육아가 아닌,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공존과 배려 속에서 개성을 일깨우는 육아의 철학을 담았다.

저자는 "놀랍고 아름다운 성장의 순간을 지켜보다가 기억들이 잊힐까 두려워 메모를 시작했고, 그러다 자판을 두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하루헌. 280쪽. 1만3천원.

△ 기억을 파는 가게 = '내 속에 숨어 사는 것들'의 시인 이하가 펴낸 첫 청소년 소설.

작가는 가족과 이성친구와의 관계, 진로 등 청소년들의 고민과 불안을, 기억을 파는 가게 '메멘토이'를 설정해 투영해낸다.

주인공 아리는 치매에 걸린 친할머니와 엄마랑 단칸방에서 산다. 공부는 못하지만, 태권도를 좋아하는 씩씩한 여고생. 그런 아리에게 소꿉친구였던 정민이 갑자기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실천문학. 224쪽. 9천500원.

△ 결혼은 운명이다 = 소설 읽기의 새로운 형식으로 부상한 웹소설의 화제작. 상류층 사회를 무대로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루나' 필명의 이지연 작가는 시나리오 집필 등으로 이력을 쌓아왔다.

지난해 12월 연재를 시작해 지난달 마칠 때까지 네이버 웹소설 코너에서 누적 조회수만 1천2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반디출판사. 1, 2권 각 392쪽, 396쪽. 각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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