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안보·보훈정신이 국력 원동력,호국영령 희생으로 선진국 반열 진입, 강한 애국의식이 국가 자손만대 보전

오늘은 현충일(顯忠日)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전몰(戰歿) 장병들의 충렬을 기리고 얼을 위로하는 대한민국의 기념일이다. 매년 6월 6일로, 전국 각지에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충절을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한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공원으로 국내 유일의 애국지사묘지공원인 대구신암선열공원도 그 대상 중 하나다.

경북지역은 역사적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많은 곳이다. 한국이 일제에 의해 패망될 때 온 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정순국(自靖殉國) 인사는 총 90명이다. 그 중 경북 출신 순국자만 18명이다. 일제 침략이 왜 부당한 지를 생명을 던져 증명하는 선명한 항쟁이다. 경북에서 가장 많은 자정순국자들이 등장한 것은 경상도 예안(현 안동)출신인 퇴계학맥을 배경으로 한 위정척사론, 그리고 대의명분과 의리정신이 어느 지역보다도 강한 특성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독립운동의 서장인 의병항쟁 발상지도 경북이다. 첫 의병은 1894년 중반부터 1896년 10월까지 전개되었다. 1894년, 즉 갑오의병의 발상지가 안동향교다. 의병항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나가기 시작한 때는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이 내려진 직후인 1895년 12월부터 확산되어 갔다. 한말 의병의 최초 발상지가 경기도 양평이라고 하는 일각의 학설도 있으나 어쨌든던 초기 의병이 시작된 곳이다.

현충일은 우리 역사의 영광과 아픔을 함축하고 있다. 선열들은 민족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외적이 국권을 강탈하고 동족에게 총칼을 겨누었을 때 조국의 독립과 이 땅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가 피를 뿌렸다. 우리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고 풍요를 누리는 것은 호국영령의 희생이 초석이 됐다. 이러한 역사의 거울을 직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정신을 잊고 산다면 꽃다운 나이에 이름 모를 산하에서 앞서 간 이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세계 역사를 통해 보면 국가는 자신을 지킬 만한 힘이 있을 때만이 가능했다. 그 힘의 바탕은 호국·안보·보훈정신이다.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박은식은 "정신이 없는 민족은 살아남을 수 없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나라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국민정신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작은 그리스가 대제국 페르시아의 침략을 격퇴한 것은 아테네의 정신력이라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국가를 지키고 국가의 존립을 있게 한 것은 호국·애국정신이다. 세계 각국이 전몰자 기념비와 전쟁기념관 등을 건립해 현충을 하면서 국민의 일체감을 형성하고 국민통합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유다.

중국-일본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한반도에는 아직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국민 역량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 우리 민족사의 교훈과 분단 상황 그리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하면 현충정신을 기리고 안보의식을 다지는 것은 긴요하다. 평화로운 시대라고 현충일을 무심하게 흘려보내는 이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앞서 수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세계사의 주역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영양 출신 조지훈이 작사한 현충일 노래를 오늘날만이라고 목 놓아 불러보자.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님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 그 충성 새로워라" 현충일을 맞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지 선열들의 넋을 기념하며 우리 스스로 나라에 대한 강한 애국의식 국가의식만이 나라를 자손 만대에 보존할 수 있음을 새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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