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삼바와 축구다. 거리 퍼레이드에서 열정적이고 육감적인 몸짓을 보여주는 리우카니발과 전 세계 명문 축구클럽에서 화려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축구선수들이 브라질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브라질은 상상 이상의 나라다. 브라질은 칠레, 에콰도르를 제외한 모든 남아메리카 제국과 국경선을 접하고 있다. 또한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에 이어 다섯 번 째로 넓은 국토의 나라다. 인구 또한 2억명이 넘어 세계 5위다. 지난해 IMF 기준 GDP도 2조 1천902억달러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브라질 북부에는 세계 최대의 수량과 자연생태계를 자랑하는 6천300km의 아마존강이 흐르고 있다. 이처럼 브라질은 '대국'이라 할만큼 큰 나라다.

브라질의 상징인 삼바는 백인들이 흑인들을 멸시해 부를 때 부르던 '삼보(Sambo)'에서 유래됐다. 흑인의 춤, 또는 혼혈아의 춤이라는 말이 '삼바(Samba)'라는 명칭의 유래다. 삼바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사탕수수밭의 노예로 브라질 북부의 '바히아(Bahia)'로 끌려 오면서 시작됐다. 월드컵이 슬픈 삼바가 되고 있는 것은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특수가 백만장자들의 배만 불릴 뿐 서민들에게는 고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이 위기의 브라질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 고착화시키고 있다. 브라질 연방정부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258억헤알, 약 11조7천700억원을 썼다. 이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40억달러, 약 4조680억원을 지출한 것보다 세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엄청난 국가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규모 개발로 서민들이 외곽으로 쫓겨나고, 집값은 2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낙천적인 삼바의 나라가 축구 축제인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전세계 국가들이 월드컵 대회 유치를 못해서 안달이 나 있지만 브라질은 유치한 대회가 코앞인데도 축제 분위기는 커녕 민심이 흉흉한 지경이다. 살인적 물가 앙등과 정부 불신이 극에 달해 브라질 전역이 흥겨운 삼바와 열광적 축구 열기 대신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대표팀의 안전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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