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맡지 못할 어떤 향기가 나비 날개에 탕탕 무쇠못을 박아놓았나
버려진 집을 한 송이 꽃으로 피워놓았나
폐가 문짝에 아직
붙어 있는
나비경첩
녹슨 날개가 접히면서 문이 열린다
녹이 슬어 쉰 울음소리가 욱신거리는 날개를 타고 집을 흔든다
<감상>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일은 당연한 일. 하지만 상처투성이처럼 곳곳이 망가지고 허물어진 결국 버려진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일은 쉽지 않다. 폐가에서 나비경첩 하나를 발견하면서 시인은 그 폐가를 잘 다듬은 보석처럼 시 한 편으로 다듬어 놓는다. 녹스는 일은 당연한 자연의 현상, 나비경첩 한 마리를 통해 집의 울음도 듣는 시인의 깊은 속내가 시에 잘 드러나 있다. (하재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