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 문어' 파울의 뒤를 이을 후계자는 누구일까. 축구 황제로 불리는 펠레가 우승 후보로 지목하는 국가는 번번히 우승을 하지 못해 '펠레의 저주'로 불리기까지 하는데 무척추 동물인 문어가 척척 승패를 맞혀 화제였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독일 오버하우젠의 해양생물박물관에 있던 점쟁이 문어 파울은 독일대표팀 7경기와 월드컵 결승전 승패를 모두 맞혔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황제 펠레는 월드컵 후원행사에 참석해 "내가 보기에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는 독일과 스페인"이라고 했다. 이어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이탈리아, 칠레도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신의 모국이자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을 우승 후보로 꼽지 않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 브라질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펠레 스스로 '펠레의 저주'를 의식해서일 것이다.

펠레는 세 차례나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FIFA 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선수다. 92번의 국제 경기에서 97골, 통산 1천363경기에서 1천281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축구 실력과는 정반대로 예측 능력은 늘 낙제점이었다. 펠레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로 콜롬비아를 지목했지만 콜롬비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후보로 꼽은 프랑스는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시 조별리그 통과도 어렵다고 호언장담했던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펠레가 결승 진출을 예상한 나이지리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축구 황제도 예측하지 못하는 경기결과를 동물들이 척척 맞혀 화제가 되자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여러 점쟁이 동물들이 월드컵 예측에 참가하고 있다. 독일 대표팀의 A매치 결과를 비롯해 2007년 여자 월드컵,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 등 33경기 중 30경기의 승패를 정확히 예측한 코끼리 넬리가 문어의 후계자가 될지 관심의 대상이다. 중국에선 자이언트 판다가 월드컵 경기 결과를 예측하고, 영국에선 불도그가 자국 대표팀의 승부를 예측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관광지 닛코의 원숭이 에이타로가 일본 축구대표팀이 4강까지 오를 것이라 예측했다. 포항의 명물인 돌문어로도 우리팀의 경기 결과를 한 번 알아맞혀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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