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개통 연기·공항 폐쇄…9개월간 경제인·주민 타격 클듯

포항공항이 ‘활주로 및 유도로, 주기장 일부 노후화에 따른 재포장 등 공사’로 인해 7월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18개월간 폐쇄될 예정이다.

"서울에서 포항가는거 보다 중국 가는게 더 빠를 거 같네요", "서울까지 5시간, 포항이 다시 육지 위의 섬이 된 것 같아요"

포항 KTX직결노선 개통이 내년 3월께로 연기된 가운데 7월부터 하늘길까지 끊기게 되자 포항·영덕 등 경북동해안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2일 포항시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활주로 포장 등의 공사를 위해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포항공항이 1년 6개월 간 잠정 폐쇄된다.

이에따라 포항을 비롯 영덕 등 동해안 지역 주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가려면 고속버스나 새마을호 열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고, 제주행 항공편은 김해공항이나 대구공항 등을 거쳐야 한다.

이처럼 공항 폐쇄 계획이 알려지자 당장 발이 묶이게 될 주민들은 "경북 제1 도시인 포항이 교통편에서는 전국 최하위로 전락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포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휘 집행위원장은 "활주로 등이 낡았다고는 하지만 40년간 잘 사용해 왔고, KTX 개통전 몇 달 더 사용하지 못할만큼 공사가 당장 급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시민들의 불편은 생각지도 않은 채 국방을 내세워 행정 편의주의로 공사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결국 시민들만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공사 일정을 다시 논의해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덕에서 중소기업을 하는 김모(52)씨는 "안전도 중요하고 국방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 대책 마련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항을 폐쇄해 버리면 업무상 서울을 자주 다녀야 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비용면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 관계자는 "국방부 등과 수차례 회의를 거쳐 일정을 조정하려고 했지만 일부 활주로와 유도로, 주기장(주차장처럼 비행기를 세워두는 평탄한 지역) 등이 일부 노후화돼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공항 폐쇄로 불편을 겪게 될 이용객들을 위해 포항에서 대구공항이나 울산공항 등을 이용할 경우 주차료를 감면하는 등의 각종 편의사항 제공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공항은 지난 2012년 26만2천198명, 지난해 23만9천516명이 이용하는 등 일일 평균 687명가량이 이용했으며, 같은 기간 화물운송량은 2012년 886t, 지난해 909t 등이다.

한편, 포항시는 항공교통 이용객들의 교통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체 교통수단 확보에 나섰다.

시는 수도권 접근대책으로 포항-강남 간 고속버스(현재 일일 31회 운행)와 포항-동서울간 시외버스(현재 일일 20회 운행) 및 신경주역 환승 리무진 버스(일일 20~21회 운행)에 대해 관련업계에 주말 증회 운행을 요구하고 있다. 승객 수에 따라 탄력적 증회 운행도 촉구하고 있다.

제주도 여행 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김해공항으로의 공항리무진버스(현재 일일 16회 운행)를 이용해 줄 것과 자가용 이용 시에는 대구공항을 이용해 줄 것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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