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민족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호국영령 위로하고 나라사랑 정신 키워야

노원근 국립영천호국원장

지난 4월 16일 날벼락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이다.

무엇보다 사느라 바빠서 정작 중요한 것,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 우리가 소중하게 지키고 키워가야 할 것을 놓치고 팽개치고 살았던 것에 대한 회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월호 가족들이 눈물로서 호소한"내 아이가 안전한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끝까지 책임지는 나라"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의 안전에는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는 간절한 소망처럼,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가족들의 간절한 외침처럼, 그렇게 한 분 한 분 소중한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아버지였다.

지금 내가 누리는 안락과 행복은 죽음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은 호국영령들의 희생 덕분이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우리가 늘 숨 쉬는 공기처럼, 살아있는 동안 사소하고 작은 것들을 실천에 옮기며 소중한 것을 가꾸어 나가라고...

국립영천호국원은 전국 각 지역의 전쟁 영웅 등을 모시고 있는 영남권 유일의 국립묘지이다. 이곳에는 현재까지 전몰·순직 군인 및 경찰, 6·25 및 월남 참전유공자, 10년 이상 장기근무 제대군인 등 약 3만 2천여 명이 잠들어 있다. 앞으로도 약 2만여 명의 호국영웅을 더 모실 계획이다.

"집 근처에 전쟁 영웅 등을 기리는 국립묘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답니다" 미국 최대 공휴일로 꼽히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지난 2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만난 한 가족의 가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면서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할아버지 묘를 찾는 일은 가족의 일상이 됐다고 했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읽은 내용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립묘지에서 나라사랑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생부터 초·중·고생, 사관학교 생도, 학군단, 군인, 기업체 임직원, 각종 봉사단체,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여 현충탑 참배를 하고 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흘려가며 묘비 닦기, 잡초 제거, 태극기 꼽기 등 묘역정화 활동을 한 후, 원내 시설을 견학하며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

가족단위로 가까운 국립묘지를 찾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한 송이 꽃을 바치며 나라사랑 정신에 대해서도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국립영천호국원에서도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호국정신 함양을 위한 각종 선양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현충문 앞 광장에서 현충일 추념식을 제2작전사령관님을 주빈으로 보훈단체장 및 유가족, 각 군 대표, 학계·문화계 대표, 군인, 학생, 시민 등 2천여 명 이 참석하여 거행하였다. 또한, 영천시 문인협회, 사진협회 후원으로 '나라사랑 호국 특별 시화전·사진전'을 6월30일까지 개최하고 있으며, 7월에는 유엔군 참전·정전 61주년 '나라사랑 호국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곧 민선 6기가 출범한다. 시작에 앞서 초심으로 돌아가 그동안 시민과 약속했던 여러 가지 공약사업을 반드시 실천하고 공직자로서 가져야할 마음 자세를 다지고 오늘날의 우리를 있게 해 준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민선 6기 첫 출발을 국립영천호국원 참배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최소한 경북도 23개 시·군 단체장 만 이라도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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